꿈의 칸에 이어 꿈의 아카데미다.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첫 발을 내딛는다.
영화 '기생충(PARASITE·봉준호 감독)' 팀은 9일(현지시간/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개최되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 영광의 기쁨을 만끽한다.
이번 시상식에는 수장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각본상 후보 한진원 작가, 편집상 후보 양진모 편집감독, 미술상 후보 이하준 미술감독과 배우 송강호, 최우식,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그리고 홍경표 촬영감독과 조감독, 프로듀서, 제작실장 등이 전원 참석, 완전체 '기생충'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기생충'은 지난 달 13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작(자) 발표에서 작품상(BEST PICTURE/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봉준호 감독), 감독상(BEST DIRECTOR/봉준호), 각본상(BEST ORIGINAL SCREENPLAY/봉준호·한진원), 국제장편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 미술상(BEST PRODUCTION DESIGN/이하준), 편집상(BEST EDITING/양진모)까지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본선 무대에 진출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기생충'이 최초다. 한국영화가 매해 노렸던 국제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부문은 1962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무려 58년간의 도전 끝에 이뤄낸 성과라 의미를 더한다.
지난해 5월 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한국영화 최초의 길'을 걷고 있는 '기생충'은 국내 개봉 후 1000만 돌파, 10월 북미 개봉 후에는 본격적인 오스카 레이스를 통해 세계 각지에 '기생충'을 알렸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각종 캠페인을 함께 뛰며 '기생충'의 호스트로 활약했고, 그 결과 2월 초까지 영미권에서만 무려 56개 시상식에서 125개의 트로피를 챙기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수익은 1억6311만9346달러(약 1945억 원)를 넘어섰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외국어영화상과 미국 4대 조합상 중 미국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 미국작가조합상(WGA) 각본상 등 굵직한 시상식의 주인공이 되면서 외신들도 '기생충'의 오스카 다관왕을 함께 응원하고 있다. 이제는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가 지겨울 정도. 굳이, 일일이 언급하지 않아도 '기생충'의 모든 기록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전례없는 최초다. 즉 한국영화의 기준은 '기생충' 전 후로 나뉘게 됐다.
물론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100% 자국 영화로 전세계 시네마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 메인 시상식에 입성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사건이다. 국내외 영화팬들은 '기생충'이 첫 공개된 칸 영화제부터 약 9개월간 더할나위없이 행복한 선물을 받았다. 걸작의 역사적 행보를 동시기 실시간으로 함께 확인할 수 있다는건 모두에게 역사적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기회가 됐다.
아카데이 시상식 수상작(자)을 결정짓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8469명의 투표는 지난 4일 종료됐다. 환호와 감동의 순간이 '기생충'과 함께 하길, 모두가 응원하며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