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62) CJ그룹 부회장이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쓴 ‘기생충’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 무대에 올라 봉준호 감독과 기쁨을 함께 했다. 10일(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다.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CP) 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이 부회장은 작품상 부문 수상작으로 기생충이 호명된 뒤 봉준호 감독, 배우들과 함께 무대 위에 올라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한다”라며 “이 영화를 사랑해주고 지지해준, 참여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저희의 꿈을 만들기 위해 항상 지원해준 분들 덕분에 불가능한 꿈을 이루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난 그(봉준호)의 모든 것이 좋다. 그의 웃음, 독특한 머리 스타일, 걸음걸이와 패션 모두 좋다”면서 “그가 연출하는 모든 것들, 그중에서도 특히 그의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라고도 했다.
이 부회장은 또한 시상식에서 동생인 CJ그룹 이재현(59) 회장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언제나 우리가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며 “영화 제작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이재현 회장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영화 ‘마더’를 제작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봉준호 감독이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작비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부회장은 지난해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을 때, ‘골든 글로브’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을 때 모습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2014년 타의에 의해 국내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 생활을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계속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의 경제 매거진 포천은 ‘기생충’과 이 부회장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영화의 최대 재정적 후원자는 한국 최대 재벌가의 일원인 미키 리(이 부회장의 영어 이름)”라며 “미키 리는 특히 영화인을 비롯한 예술가를 지원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받으며 4관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