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산하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이 해체한지 42일이 지났지만 활동 정산금은 아직도 0원이다. 피해를 입은 연습생들에 대한 구제 조치 등 책임을 지겠다는 대표이사의 말뿐, 현실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엑스원 각 소속사들은 CJ ENM에 활동에 대한 정산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확답을 받지 못했다. 엑스원은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고척스카이돔 쇼콘 전석 매진, 쇼콘 MD(굿즈) 판매, 초동기록 50만장 판매고, KCON 등 해외 행사 출연 등의 수익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정산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멤버들은 무임금 노동을 펼친 꼴이 됐다. CJ ENM은 시즌4에 걸친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수익금만 수억(시즌3 3600여만원, 시즌4 88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자 투표 조작 논란에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는 "이번 사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우리의 잘못이다.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순위조작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Mnet에 돌아온 이익과 함께 향후 발생하는 이익까지 모두 내어놓겠다"며 수익 포기를 밝혔다. 300여억 원 규모의 기금 또는 펀드를 조성해 K팝 성장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정작 엑스원에 대한 정산은 아직도 진행 전이다. 지난해 11월엔 "엑스원 멤버들이 아직 정산을 받지 못한 건 첫 정산 시기가 아직 안 됐기 때문이다. 일정에 맞춰서 정산할 예정"이라고 미지급에 해명했으나, 해체 후에도 상황이 같다. 이에 Mnet 홍보 담당자는 "엑스원이 해체되면서 비용정리할 부분이 많다. 모든 것을 한 번에 정산하려고 오래 걸리는 것"이라면서 "소속사에 조만간 정산서를 보내서 정산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K팝 기금에 대해선 "기금 운영은 검토 중이다. 펀드는 253억 규모로 조성돼 있어 운용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설명했고 활동을 재개한 아이즈원에 대해선 "Mnet에 돌아오는 플러스 수익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요 관계자는 "Mnet의 이익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 말꼬리의 문제다. K팝 성장 기금 마련에 앞서 엑스원, 아이즈원 활동의 깔끔한 마무리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PD 안모씨와 CP 김모씨(이상 구속기소) 등 8명은 재판 절차를 밟고 있다. 같은 채널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이돌학교'도 조작 논란으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아이돌학교'는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방영돼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을 배출했다. CP 김모씨 등 제작진 2명은 투표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아 CJ ENM 사무실 압수수색 등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시청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하고 제작진을 사기의 공동정범 및 증거인멸교사 공동정범 혐의로 고발했다. 연습생으로 출연한 이해인은 지난해 10월 MBC 'PD수첩'에 출연해 "최종 출연한 연습생 41명 중 방송 전 2차 실기시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공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17일 오전 10시 30분 임민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