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 사령탑으로 새 출발하는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의 2020시즌은 미국 언론에게도 큰 관심거리다.
AP통신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KIA 스프링캠프를 이끌고 있는 윌리엄스 감독과 인터뷰한 뒤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썼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KIA 감독직은 내게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상당히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전 롯데)와 트레이 힐만(전 SK)의 뒤를 잇는 KBO 리그 역대 세 번째 외국인 사령탑이다. 지난 시즌 도중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한 뒤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꾸렸던 KIA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거물급 감독을 '모셔' 왔다. 계약 기간은 3년이고, 계약금과 연봉을 비롯한 계약 조건응 양쪽 모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처음 감독이 됐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메이저리그 워싱턴 지휘봉을 잡고 통산 성적 179승 145패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2014년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오클랜드에서 작전 코치로 일했다.
선수 시절도 화려했다. 빅리그에서 내야수로 무려 17시즌을 뛰면서 다섯 차례나 3루수 부문 올스타에 선정됐고, 통산 홈런 수가 378개에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 수상 경력도 있는 스타플레이어였다. 2001년 애리조나에서 김병현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군 멤버라 한국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역대 가장 이름 있는 감독이 부임한 셈이다.
때마침 KIA가 지난 1일부터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게 됐고, 빅리그 스프링캠프 취재를 위해 플로리다를 찾은 미국 취재진도 윌리엄스 감독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질문은 전직 빅리그 명감독의 새로운 '일자리'에 관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윌리엄스 감독은 타국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가장 큰 어려움을 '의사소통'으로 꼽으면서 "외국인으로서 선수들을 잘 파악하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최대한 선수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한국말을 섞어 선수들에게 장난을 치거나 타자들의 좋은 타구에는 큰 목소리로 호응해 주는 식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나는 감독이기 이전에 오랜 코치 생활을 했고, 선수들을 이끄는 것을 즐긴다"며 "선수들이 내 방식과 나에게 점점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목표는 미국식 '자율 야구' 스타일을 KIA의 팀 훈련에 접목시키는 것이다. "KIA 선수들은 미국 선수들만큼 자율적으로 훈련하지는 않는다. 대신 미국 선수들이 조금 느슨하다면, KIA 선수들은 기본에 충실한다"며 "기본을 중요시하는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좀 더 자유롭게 훈련한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그렇게 유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스터 전 감독과 힐만 전 감독은 KBO 리그 감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코치 자리로 복귀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훗날 다시 빅리그로 돌아가 또 다른 지도자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단, 그 전에 KIA 사령탑으로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 내는 게 먼저다. 그는 "언젠가 다시 빅리그로 돌아가 지도하게 될 것을 상상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선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KIA는 다음달 6일까지 플로리다에서 캠프를 마친 뒤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롯데와 시범경기를 시작한다. 윌리엄스 감독이 홈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이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