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 2일 차부터 실전에 돌입했다. 지난달 24~25일에 열린 2020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스에서 오릭스에 1-7 패전, 세이부전 8-7 승전을 남겼다. 이어진 요미우리 2군은 2-0 승리, 소프트뱅크 2군과는 6-6로 비겼다. 2승1무1패.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4연전을 마친 뒤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기존 (주전급)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젊은 투수들도 예상보다는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새 외인 크리스 프렉센의 투구가 궁금했는데,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이 인상적이었디"고 총평했다. 승패, 숫자는 연연하지 않았다. 주전급 선수들의 컨디션 확인, 젊은 투수들의 공격적인 투구 자세를 눈여겨봤고 예년보다 나아졌다고 봤다.
4연전 뒤 하루 휴식을 가진 두산은 2차 캠프 두 번째 파트에서는 이틀 동안 자체 훈련을 진행한 뒤 다시 실전에 돌입했다. 2일에는 청백전을 치렀고, 4일부터 다시 일본 실업팀을 상대한다. 코로나 정국 탓에 시범경기가 취소됐고, 귀국 뒤에 수도권 팀 사이 추진하던 연습 경기는 정부 기관의 지침이 나온 뒤 확정된다. 실전 감각 회복에 변수가 생긴 상황. 한 경기에서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두산은 남은 기간 두 가지를 확인할 전망이다. 첫 번째는 베스트 라인업 확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공격 선봉대인 1, 2번 타순을 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최선의 조합을 구성하려고 한다.
지난 시즌은 주전 3루수 허경민과 우익수 박건우, 중견수 정수빈이 번갈아 리드 오프를 맡았다. 외인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2번 타순에 고정됐다. 구춘 대회 첫 경기에서는 박건우-페르난데스 조합, 이후 두 경기는 박건우-정수빈이 테이블세터를 구성했다. 세이부전에서는 정수빈이 1회부터 우중간 3루타를 치며 상대 선발투수 마쯔자카 다이스케를 흔들었다. 박건우도 오릭스전에서 동점 솔로포를 때려냈다.
김태형 감독은 "최주환도 1, 2번 타순에 내세울 수 있는 타자다. 실전에서 (정)수빈이가 좋은 타격을 보여줬는데, 그가 앞으로 나서면 빠른 발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서 변화를 주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너무 공격적인 성향이 짙은 타자가 1, 2번에 나서면 3번 타자가 상대 투수의 공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박건우, 페르난데스, 최주환은 중심 타선이나 6번에 배치해도 제격이다. 이런 점을 두루 고려할 생각이다.
두 번째 확인할 부분도 전력 구성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선발 로테이션 순번, 백업진 순번 등을 정해야 한다.
일단 주전 2루수는 시즌 내내 규정짓기 어려울 수 있다. 주장 오재원과 최주환이 경합하는 포지션이다. 김 감독도 인정했다. 오재원이 최근 무릎 통증을 다스리고 1군 캠프에 복귀했다. 최주환은 오른발목에 염증이 생겼다. 예단이 어렵다. 캠프 컨디션뿐 아니라 개막 이후 실전에서도 확인이 이어질 전망이다.
포수진은 김 감독을 흐뭇하게 한다. 2020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베테랑 포수 정상호가 타격 컨디션까지 좋다. 김 감독이 "수비 강화를 위해 데려온 선수가 타격을 잘하고 있다"며 웃었다. 주전 박세혁이 이탈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영입한 선수다. 이미 젊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감독이 기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는 이흥련도 이전보다 다부진 자세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데뷔 3년 차를 맞이한 장승현도 개인 휴식 시간에도 배트를 돌리는 열정을 보여줬다.
5선발은 갖춰졌다. 사령탑의 심중에는 개막전 선발투수도 정해졌다. 외인 투수들의 경쟁력을 확인한 뒤 1-5선발 순번을 정한다. 불펜은 대기 자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준 투수도 흔들린다. 박신지, 박종기, 김민규, 채지선 등 1.5군 투수들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부상과 부진으로 2019시즌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던 김강률과 박치국이 재기를 준비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