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K리그가 개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멈춘 시계 속에서도 조금씩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이청용 효과'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하나인 이청용이 1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블루 드래곤'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파란색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를 향한 기대감이 크다. '빅네임'의 복귀로 인해 울산을 넘어 K리그 전체가 흥분하고 있다. 이청용의 기자회견에는 웬만한 A대표팀 명단 발표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린 것을 시작으로, 이청용이 합류한 울산은 2020시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고, 이청용 관련 콘텐트가 K리그 팬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으며, 이청용 유니폼이 순식간에 몇 백장이 팔리는 등 K리그 전체가 '이청용 효과'에 웃고 있다.
그리고 K리그에서 사상 최초의 '미리보는 2020시즌 K리그1(1부리그) MVP'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상은 코로나19로 인해 K리그 개막이 연기되자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이 K리그 팬들을 위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것이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투표가 진행됐고, 12일 발표됐다. 재미의 의미가 큰 상이다. 하지만 내심 진지했다. 실제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선정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모의투표가 진행된다. 각 구단 한 명씩 12명의 후보가 선정됐고, 각 구단 감독과 주장 그리고 K리그 취재 미디어가 1표씩 행사했다. 반영 비율은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다.
이 상을 다른 말로 풀이하면 '2020시즌 가장 기대되는 선수'를 묻는 질문이다. 사실상 이청용을 위한 상이라 할 수 있다. K리그에 수많은 우수한 선수들, 또 각팀의 에이스들이 있지만 '기대감'으로 따지면 11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이청용을 따라올 자 없다. K리그 개막하기 전 '지금 이 시점에서' 이청용은 단연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졌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이청용이 당당히 MVP를 수상했다. 가장 많은 기대감을 받는 선수로 선정됐다. 이청용은 지난 시즌 K리그1 MVP 김보경(전북 현대)과 최다 공격포인트(15골·10도움 )를 기록한 세징야(대구 FC)를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청용은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 박진섭 광주 FC 감독 등 지도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또 고요한(FC 서울) 오범석(강원 FC) 등 주장들도 이청용의 복귀에 기대감을 표로 표현했다. 미디어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이청용은 최종점수 33.24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세징야가 28.89점, 김보경이 23.43점을 받았다. MVP로 뽑힌 이청용은 "개인 타이틀보다는 팀의 우승이 목표다. 새로운 마음으로 훈련하고 있다. 완벽한 적응, 그리고 새로운 동료들과의 호흡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MVP와 함께 진행된 영플레이어는 조규성(전북)이 압도적이었다. 감독(9표) 주장(6표) 미디어(33표)의 압도적 몰표를 받은 조규성은 합산점수 61.94점으로 2위 오세훈(상주 상무·18.15점) 3위 송민규(포항 스틸러스·12.22점)를 가볍게 따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