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유통(쇼핑)과 화학이 양대 축이다. 그룹 내 매출에서 유통이 40%로 조금 많지만, 비중은 비슷하다. 하지만 신 회장 ‘뉴롯데’ 구상에서는 화학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롯데는 롯데케미칼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전자 재료·2차 전지 분야 진출을 꾀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히타치케미칼은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개발 일본 화학기업으로 연 매출 8조원 규모의 회사다. 아쉽게 인수가 무산됐지만, 롯데는 계속해서 화학기업에 관심을 갖고 M&A 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화학 분야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롯데케미칼 쪽에서 계속해서 인수기업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일본 닛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신 회장의 복심이 드러났다. 신 회장은 “화약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일본 회사가 있는데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1990년)로 경영 참여를 시작했던 신 회장은 석유화학 분야에 관심이 많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신 회장은 지난 2018년 10월 경영 복귀 후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편입시키며 남다른 의지를 드러내 왔다.
롯데는 국내기업 중 최초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 기반의 에틸렌 공장을 건설했다.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 구성에 투자한 금액만 3조6000억원에 달했다.
신 회장은 “올해 1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생산능력을 연 100만톤에서 40% 증가한 140만톤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는 현재 아시아에서 에틸렌 생산량이 10위권이다.
투자 계획에서 신 회장의 미래 구상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는 2023년까지 총 50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이 중 40%에 해당하는 20조원을 국내외 화학 산업에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인근에 나프타 크래커와 하류 부문 공장 등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아무래도 스페셜티 제품 측면에서는 떨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로 이와 관련한 사업 다각화를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롯데의 다른 한축은 호텔 사업이 될 전망이다. 신 회장은 "호텔 부문에서 인수합병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 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고 선언했다.
롯데는 지난해 미국 시애틀의 특급호텔을 1억7500만 달러(약 2040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 2015년 유서가 깊은 미국의 ‘뉴욕팰리스호텔’을 사들이기도 했다.
반면 유통 부문은 대규모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 들었다. ‘과거 오프라인 성공 방식을 모두 버리겠다’고 공언한 신 회장은 국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200개 점포를 연내 폐쇄한다고 했다. 또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게 온·오프라인을 하나로 묶고, ‘5km 이내 1시간 배송 서비스 도입’ 등 온라인 배송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생각이다.
신 회장은 “온라인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