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서준(본명 박용규·32)이 이번에도 주인공의 무게를 견뎌냈다. 드라마 타율로 보면 무려 0.8할. 최근 5년 이내 6개의 주연작에서 1개를 제외하고 5개('그녀는 예뻤다·쌈, 마이웨이·김비서가 왜그럴까·이태원 클라쓰')의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다. 이쯤 되면 작품을 보는 눈이 탁월하고 본인 역시 그만한 연기 기반을 다졌으며, 시청자들에게도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는 말이다.
박서준은 방용국의 '아이 리멤버'(2011) 뮤직비디오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영화 '퍼펙트게임'의 작은 역할과 학원물인 '드림하이2'를 거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다졌다. 작은 역할, 큰 역할 가리지 않고 도전해온 그는 그렇게 왕관의 무게를 스스로 견뎌낼 만큼 성장했다.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둔 JTBC 금토극 '이태원 클라쓰'는 전국 14.8%, 수도권 16.2%(2월 29일 10회 방송분,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9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상승 곡선을 그렸고 꾸준하게 동 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드라마 전 채널 화제성 분야에서도 독보적이다. 4주 연속 1위를 달렸다.
박서준이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견인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싱크로율이었다. 동명의 웹툰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외모로 박새로이와 하나가 됐다. 밤톨을 연상케 하는 짧은 헤어스타일부터 힙한 스트릿룩까지 이태원에서 포차를 운영 중인 캐릭터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게 분했다. 현재는 I.C 대표가 되어 요식업계 큰손이 됐다.
그 과정에서 박서준이 보여준 '소신' 넘치는 연기는 몰입도를 높였다. 아버지를 잃은 후 주변의 사람들의 신뢰와 믿음, 시너지를 통한 실력으로 장가에 복수를 시도하고 있다. 소신을 지켜나가기 위한 박새로이의 삶에 스스로 자극받았다고 밝힌 박서준은 눈빛과 행동에서부터 박새로이의 신념을 담아내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극 중 캐릭터와 함께 실제 그 역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말미로 갈수록 박서준이 보여주고 있는 강렬한 엔딩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13회 유재명(장대희)의 췌장암 말기 소식에 "천벌? 누구 맘대로. 아직 죽지 마"라고 자기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전면전을 선포하는 신이나 14회 사고로 의식을 잃어가면서도 애틋한 눈빛으로 김다미(조이서)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하는 모습은 박서준의 힘을 느끼게 했다. 묵직한 감정 연기가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하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한 것.
한 관계자는 "박서준의 드라마 승률은 정말 대단하다.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지, 잘할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 '이태원 클라쓰' 역시 박서준의 지분이 컸다. 흙수저가 어려움을 딛고 성공, 복수에 성공하는 이야기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무엇보다 당황하거나 깊은 고민에 빠졌을 때 머리를 쓰다듬는 제스처가 원작과 똑같았다.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