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라쓰' 박서준의 성장에 시청자가 함께 울고 웃었다. 동명의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기에 원작과의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원작을 쓴 광진 작가가 드라마 작가에 도전했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연출한 김성윤 PD는 JTBC로 이적해 첫 작품을 선보이는 무대였다. 웹툰과 드라마의 경계선을 허물고 자연스럽게 오가야 했다. 과연 전문가들 시선에서 이 작품은 어떻게 평가될까. 평론가 3인에게 '이태원 클라쓰'의 잘한 점과 아쉬운 점에 대해 물었다.
정덕현 평론가
"복수극이라는 게 아주 보편적인 장르지만 막장으로 갈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그런데 '이태원 클라쓰'는 청춘 서사와 엮어서 잘 풀어냈다. 독특한 캐릭터들을 내세워서 풀어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우회하지 않는 직진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와 카타르시스가 컸다. 권위적인 수직체계를 가진 기성세대와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의 갈등 구도, 음식과 창업에 대한 요소까지 아우르고 있어 굉장히 트렌디한 코드가 많이 들어간 느낌이었다. 뒤로 갈수록 힘이 빠졌다. 박서준의 소신과 사람을 중시하는 모습은 극 초반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하는 역할이 없어졌다. 다른 캐릭터들이 그 역할을 대체하는 느낌이었다." 윤석진 평론가
"굉장히 익숙한 이야기 구조 속 청년 세대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청년 세대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냈다. 박서준과 유재명(장대희)의 대립구도는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의 대립으로도 볼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 보면 단순 대립보다 세대 간의 벽을 허물면서 소통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 캐릭터들이 다 좋은데 단밤 쪽 캐릭터들보다 장가네 캐릭터들이 약간 기능적으로만 이용된 것 같다. 단밤 쪽 캐릭터들은 자기 캐릭터를 가지고 에피소드 속에 스며들었다면, 장가네는 그들의 이야기라기보다 상황 속에서 에피소드를 전개시키기 위한 기능적인 인물이란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는다."
정석희 평론가
"'이태원 클라쓰'에 등장하는 인물은 굉장히 다양하다. 트랜스젠더·전과자·소시오패스·싱글맘 등이 있다. 이 사회에 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가 다 나와 재밌었다. 이 시대가 그런 시대이지 않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김다미처럼 당당한 여성 캐릭터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보기 드물었다. 요즘 드라마에서 여성들의 캐릭터가 보다 당당해져 보기 좋다. 자기 목표가 뚜렷하고 결국 이뤄내지 않나. 하지만 권나라가 소화한 오수아 캐릭터는 좀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최종회에 자립하게 되지만 그간 자존감이 없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이유가 납득하기 어려웠다. 안보현이 중후반부 감옥에 갔다. 이후 긴장감이 좀 떨어진 느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