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경기가 16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경기 후 김연경이 코트로 내려가 대표팀 동료였던 양효진과 이다영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1.16/ 여자 배구 에이스 김연경(32·엑자시바시)이 2020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며 메달 획득 도전이 미뤄진 심정을 전했다.
김연경은 25일 소속사 라이언앳을 통해 "도쿄올림픽이 연기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연기 소식을 들으니 당혹스럽긴 하다"며 "그러나 전 세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다. (도쿄올림픽 연기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담담한 입장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프로 무대 입단과 동시에 한국 여자 배구 간판으로 올라선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의 4강 진입을 이끌었다. 그러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숙적 일본에 패하며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이후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은 그의 염원이 됐다. 그러나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8강에서 탈락했다.
김연경은 지난해 8월, 러시아에서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 출국을 앞두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올림픽이기 때문에 올림픽 티켓을 꼭 따고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도쿄 대회가 자신의 현역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승리 의지를 높였다.
대표팀은 대륙간예선전에서 탈락했지만, 지난 1월에 열린 아시아예선에서는 전승을 거두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연경의 투혼이 있었다.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상태로 태국과의 본선 진출 결정전에 출전했다. 22득점을 올렸다. 올림픽 메달 획득을 향한 의지였다. 대회 뒤에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올림픽 가기가 이렇게 힘들다'는 생각도 들더라"며 목표 달성에 첫발을 내디딘 기쁨을 전하기도 했다.
복근 부상 재활에 박차를 가한 이유도 2020년 7월에 열리는 올림픽을 대비했기 때문이다. 그런 김연경이기에 2020년 대회 연기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았다. 대표팀 동료까지 챙겼다. 그는 "꿈의 무대가 눈앞에 있었는데 연기됐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도 다시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연기가 발표됐다. 잘 버텨서 2021년에 열리는 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김연경이 언급한 동료 가운데는 비슷한 연차인 양효진(31·현대건설), 김수지(33·IBK기업은행)도 포함된다. 대표팀 주축인 두 선수도 도쿄 대회가 현역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컸다. 양효진은 V-리그 2019~2020시즌 개인 최다 블로킹(11개)을 기록한 1월 23일 KGC인삼공사전이 끝난 뒤 "올림픽 때까지 좋은 감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하며 선전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V-리그가 조기 종료되고, 올림픽마저 연기되면서 국내 리그 베테랑들도 허탈감을 다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호재도 있다. 2020년은 올림픽 예선과 리그 경기를 치르며 체력이 떨어졌다. 2021년에는 상대적으로 부상과 컨디션 변수를 잘 다스릴 수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토탈 배구가 더 녹아들 수 있는 시간도 벌었다. 조직력 강화가 기대된다. 리그에서도 정상급으로 올라선 젊은 공격수들의 성장세도 메달 획득에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