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가 글로벌 진출 2년 만에 매출이 4배 넘게 뛰었다. 올해는 글로벌 200%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뒤덮으며, 여행 산업이 사실상 ‘셧다운’된 상황이다. 관련된 전 업종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야놀자가 목표로 삼은 2배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야놀자, 국내외서 승승장구
야놀자는 최근 2019년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8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 중 해외 매출은 300억원으로, 2018년 69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4배가 늘었다.
야놀자는 글로벌 급성장에는 원천 기술을 선점했던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야놀자는 글로벌 호텔 트렌드가 클라우드 기반 '호텔 자동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지난해 호텔관리 시스템(PMS) 기업인 가람과 씨리얼과 더불어 인도 기업인 이지 테크노시스를 인수했다.
가람과 씨리얼은 객실 내 전등제어나 객실 상태 관리 등 기존 PMS 기능뿐만 아니라 온라인 예약 연동으로 호텔운영 자동화 솔루션을 선도한 기업이다. 이어 인수한 이지 테크노시스는 PMS 분야에서 ‘오라클 호스피탈리티’에 이은 세계 2위 업체다.
이에 야놀자는 전 세계 160개국 내 2만6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게 됐다.
또 동남아에서는 이코노미 호텔 체인인 ‘젠룸스’의 1대 주주에 오르며, 동남아 지역에서 1만개 이상의 객실을 운영하게 됐다.
실제 젠룸스는 야놀자 투자 이후 1년여간 40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호텔 자동화 시스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도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에도 글로벌 2배 성장?
야놀자는 올해 글로벌 사업 매출만으로 2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이내에 글로벌 사업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글로벌 경제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 대침체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매출 2배 성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여행 산업이 멈춰있는 상황이라서 디지털 등 투자 심리 역시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현 상황에 보수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있다”면서 “야놀자 글로벌 사업은 B2C가 아니고, 글로벌 트렌드가 야놀자의 사업과 일치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근거는 최근 자체 개발한 호텔 자동화 솔루션 ‘와이 플럭스’에 있다. 와이 플럭스는 클라우드 기반에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 블록체인 기술 등을 접목시킨 완전 통합된 호텔 자동화 솔루션이다.
아직 전 세계 호텔들은 직원의 고객 대면 업무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 중 하나다. 야놀자는 호텔 직원들의 일부 단순·반복적인 업무와 고객의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이르는 모든 단계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구축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온라인 예약 플랫폼과 자동 연동하는 호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를 출시하기도 했다. 고객은 예약 시 제공되는 QR코드만 키오스크에 인식하면 5초만에 객실키를 받을 수 있어 체크인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업주도 대면 응대 시간이 확연히 줄어들기 때문에 운영 효율성이 높아진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들이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자동화 솔루션 도입에 관심이 높은 것은 맞다”면서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언택트(비대면) 소비’ 분위기가 퍼지고 있어 고객 편의를 위해서 더욱 자동화 시스템에 투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