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의 눈부신 활약 속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창사 이래 또 최고 실적을 냈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업계 최대어로 떠오른 빅히트는 높은 성장세로 세간의 관심에 부응했다.
2019년 매출액 5,872억, 영업이익 987억
빅히트는 2019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매출액 5872억, 영업이익 987억 등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5%(2018년 3013억), 영업이익은 24%가 증가했다. 관계자는 "플랫폼 부문에서 전년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매출 비중을 크게 늘려 나갔다.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이 매출 규모 및 성장률 면에서 큰 성과를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방탄소년단이 국내 아티스트로는 전인미답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를 내고 미국 빌보드를 비롯한 전 세계 차트를 휩쓸었다. 스타디움 투어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로는 97만6283장 티켓을 팔아 1억166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빌보드 박스스코어 집계, 한화 약 1423억). 회당 평균 티켓 매출은 58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팝업스토어 매출, MD 상품, 극장 중계, 온라인 생중계 수익 등을 합하면 2000억원까지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 주식부자 되나 지난해 빅히트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고 기업의 고도화를 추진했다. 여자친구가 속한 쏘스뮤직을 레이블로 들였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성공적으로 데뷔시켰다. 용산 신사옥 이전 발표와 함께 인재들도 새로 영입했다. 소녀시대·엑소 등의 컨셉트를 만든 민희진 전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빅히트 브랜드 총괄(Chief Brand Officer·CBO)로 일을 시작했다. 천혜림 전 카카오 브랜드아트셀 셀장, 김태호 카풀 애플리케이션 풀러스 전 대표 등 캐릭터와 첨단산업 전문가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함께 하고 있다. 빅히트는 "각 사업부문의 분사를 통해 분야별 전문 법인 체계를 갖추게 된 동시에, 폭발적인 매출 확장과 높은 성장률 유지를 이어나간 한 해였다"고 자체 평가했다.
빅히트가 규모를 키우면서 증권가에서는 상장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방시혁 대표는 최근 회사설명회에서 "현재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에 대표 주관사 선정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다. 빅히트가 상장 주관사단을 꾸림에 따라 향후 기업공개(IPO) 일정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9년 회계연도부터 빅히트는 회계기준을 기존의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로 변경했다. 이는 2011년부터 모든 상장기업이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기준으로 연결 대상 회사 재무상태와 영업실적 등을 모두 반영해 투자자들에 정확한 재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빅히트가 본격적인 상장 채비에 나선만큼 이르면 올해 안으로 증시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19 변수도 빅히트에 대한 기업가치는 2조 이상, 많게는 6조까지도 보고 있다. 대장주에 대한 기대는 빅히트에 투자한 스틱인베스트먼트 모회사인 디피씨, 빅히트 2대 주주 넷마블과 넷마블이 지분을 보유한 와이제이게임즈, 빅히트 지분 10% 보유한 엘비세미콘, 방탄소년단의 일본 활동을 매니지했던 키이스트 등으로도 흘렀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월드투어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럽 공연을 주관하는 라이브네이션 영국·스페인 지사 등은 티켓팅 연기를 안내했고 이미 티켓가 끝난 서울 공연과 북미 투어는 취소됐다. '플레이존'을 월드투어로 확대하고 '투어 빌리지'를 조성하겠다는 앞선 계획들도 모두 불투명해졌다. 투어 빌리지는 방탄소년단을 테마로 한 호텔에서 숙박하고, 팝업스토어와 전시 관람, F&B 스토어에서의 한정판 음료 구매, 로컬 여행 상품 등을 연동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빅히트는 올해 실적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밸류에이션을 많이 낮춰야 한다. 엔터사의 IPO는 원래 쉽지 않아 "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엔터산업에서 갖는 파급력이 독보적"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