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 현상으로 2020시즌 세계 남녀 골프투어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국내외 프로 골프 선수들 또한 큰 혼란에 빠진 가운데 '매일 희망하는 최고의 뉴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 소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대표 골프브랜드 ㈜볼빅(회장 문경안)이 ‘팀볼빅’ 소속 선수 중 투어 프로 7명을 대상으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가장 듣고 싶은 뉴스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결과, 응답자 모두가 최우선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 소식이었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이어 응답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그 다음 뉴스로는 “(협회로부터) 투어가 다시 정상화됐다는 연락을 받는 것이다”고 소망했다.
지난 3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에 체류하다 급거 귀국해 현재 경기도 용인 집에 머물고 있는 2019 시즌 KLPGA 투어 신인왕 출신인 조아연(20·볼빅)은 "만약 지금 당장 신이 소원을 들어준다면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코로나가 없어지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일상과 관련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며, 집 가까이에 있는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컨디션 관리를 위해 짧은 시간 스윙 연습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체력 훈련을 하며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연은 지난해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이었던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해 올해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대회가 취소되면서 무산됐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팀볼빅의 '맏언니' 최운정(30·볼빅)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집에 머물고 있는데 "투어 동료 선수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대부분의 내용이 코로나와 대회 일정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동료들로부터 (집주변) 골프장과 식당이 영업을 중지했다거나 생필품을 살 수 없다는 어려움 등 평소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현지 실상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고 겪어보지 않은 생활과 문제에 스스로 답을 구해야 하는 게 어렵다”며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에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다"고 했다.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 거주하고 있는 LPGA 투어 통산 2승의 이미향(27·볼빅)은 “대회가 취소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선수로서 헬스장이나 골프장 등의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서 조금은 답답한 부분이 있다”며 “밖에 나가지 않고 최대한 집에 머물다 보니 요리가 새로운 취미가 됐다”고 근황을 전했다.
올해 LPGA 투어 루키 시즌을 맞았지만 아직 데뷔 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손유정(19·볼빅〮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거주)은 "코로나 종식과 함께 다시 시즌이 시작된다는 LPGA 커미셔너의 e메일이 오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새내기의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마트에 마스크나 손 세정제가 계속 품절인 상황이라 시간 나는 대로 재고가 있는지를 알아보는데 구입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KPGA 코리안 투어 통산 2승을 기록하고 있는 전가람(25)과 한창원(29), 김홍택(27·이상 볼빅) 등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상적인 생활을 180도 바꿔놓았다고 했다. 지난겨울 동계훈련을 마치고 국내에 머물고 있는 이들 또한 "요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조심스러운 상황이고, 그렇지만 선수로서 운동 능력 유지를 위해 훈련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이중고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로) 대회 개최 수가 줄지 않을까 우려하는 동료 선수들이 많다"고 했다. 전가람은 "올해 개인적으로 작은 목표는 군대 갈 나이가 돼 우승을 한번 더 하고 가던가, 아니면 그렇지 못하더라도 잘 마무리하고 입대할 계획을 잡고 있었는데 (정상적인) 투어 일정을 가늠할 수가 없어서 걱정이 앞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밖에 한창원은 '요즘 평상심을 유지하는 자신만의 방법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현재 노력하는 시간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노력을 하고 보상받길 바라면, 마음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보상을 받으려는 마음보다는 그 노력하는 시간을 즐기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기억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