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5일 잠실구장에서 가진 청백전에서 정찬헌이 약 10개월 만에 실전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청백전에서는 김지용과 김대현도 등판, 나란히 수술 이후 두 번째 등판을 소화했다. 2019 1차지명 투수 이정용도 등판 초읽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로써 부상과 수술로 재활을 거친 1군 불펜 자원이 모두 돌아온 셈이다. 이들 넷은 전지훈련 본진보다 약 20일 이른 1월 10일에 호주 시드니로 떠나 함께 구슬땀을 흘린 바 있다.
"2020년에는 투수 활용도가 높아지지 않을까"라며 기대했던 류중일 LG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이들의 복귀가 예상보다 조금 지연되자 걱정을 드러냈다. 몸 상태가 계획처럼 갖춰지지 않거나, 컨디션과 구위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아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지연돼 이들의 복귀까지 시간을 다소 벌게 됐고, 이제 막 실전 등판을 소화하며 출격 준비를 마쳤다.
청백전 등판이므로 결과보다 몸 상태가 중요하다. 아직 일자가 확정되지 않은 개막까지 꽤 시간이 남은 만큼 예정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실전 감각을 찾는 데 주력하면 된다.
LG는 이들의 합류로 불펜 강화를 기대한다. 지난해 구원진 평균자책점 3.78(4위)를 기록한 정우영과 진해수 등의 기존 불펜진에 경험과 구위를 갖춘 재활조까지 합류하면 마운드의 높이가 달라진다. 김대현을 제외하면 지난해 정찬헌, 김지용, 이정용은 수술과 재활 등으로 활약이 미미했거나 아예 한 경기도 나서지 않았다.
고우석에게 4월 말 마무리 바통을 넘기 전까지 LG의 뒷문을 지킨 정찬헌은 허리 수술로 6월 이후 개점 휴업했다. 2018년 27세이브를 거두는 등 구원으로만 313경기에 등판했다. 2018년 9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한 김지용은 2016년 17홀드, 2018년에는 부상 전까지 13홀드를 올리며 필승조에서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이정용은 2019년 신인으로 지난해 4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했다. 아직 1군 경험은 없지만, 1차 지명으로 뽑은 대졸 우완 투수인 만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대현은 지난해 후반기 필승조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정찬헌과 김지용은 필승조가 유력하다. 선발과 불펜 모두 경험한 김대현은 상황에 따라 기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당초 계획과 달리 선발 후보에도 포함됐다. 프로 데뷔전을 미룬 이정용은 활약도에 따라 쓰임 폭이 달라진다.
LG는 재활을 무사히 마친 넷의 합류로 송은범의 선발 전환을 시도하는 등 보다 마운드를 유연하게 꾸려갈 수 있게 됐다. 또한 양과 질 모두 풍부해진, 탄탄한 계투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