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시작은 언론이다. 신문의 1면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스타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1면의 첫 등장. 스타로 향하는 과정이 시작됐음을 세상에 알리는 메시지다.
'Messi's first day at MARCA'
82년 된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가 최근 게재한 기사다. 지난 20년 동안 지면에 실린 기사를 분석한 뒤, 세계 최고의 스타가 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마르카가 '처음으로' 소개한 날을 기념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51년의 역사를 가진 스포츠지 일간스포츠도 특별기획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등장한 '메시의 사례'를 소개한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생애 첫 1면'을 장식한 축구 스타 이야기다. 〈편집자 주〉
2017년 한국 축구는 역대 최고의 재능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하던 시기였다. 그 기대감의 중심에 자리잡은 선수, '축구천재' 백승호였다.
그는 세계 최고의 '명가' 바르셀로나B팀(2군)에 입성하며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바르셀로나의 '신' 리오넬 메시 등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장면도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백승호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있었다. 2017년 한국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이 열렸기 때문이다. 최고의 재능을 가진 최고의 유망주가, 스타의 산실인 U-20 월드컵을 앞두고 있었고, 그것도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이었다.
2017년 5월에 열리는 U-20 월드컵을 4개월 앞둔 1월 6일, 백승호가 일간스포츠 1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승호는 자신만만하게 2017년 각오를 드러냈다.
백승호는 먼저 바르셀로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바르셀로나B에서 뛰는 선수라면 누구나 메시와 함께 뛰는 순간을 그린다. 1군에서 훈련할 때는 최대한 배우자는 생각으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볼터치부터 다르다. 메시는 아우라가 있다. 수아레스, 네이마르 등 1군 핵심 선수들에게 어린 선수들이 말을 걸기 쉽지 않다. 가끔 메시가 '승호, 잘 하고 있어. 1군에서 꼭 같이 뛰자'고 한 마디 툭 던져주는데 별거 아니지만 정말 큰 힘이 된다"고 웃었다.
바르셀로나에서의 성장도 중요했지만 2017년 백승호 최고의 목표는 U-20 월드컵이었다. 그는 "오직 축구에만 미칠 것"이라며 "U-20 월드컵을 뛰늰 게 꿈이다. 전 세계에 '이런 선수가 있다'고 알리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다. 또 백승호는 "간절한 마음으로 전지훈련과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한 것들을 그라운드에서 펼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의 의지는 현실로 나타났다. 백승호는 한국 U-20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A조 조별리그 1차전 기니전에 1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고,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도 1골을 추가하며 2-1 승리를 책임졌다.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끈 '에이스'가 백승호였다.
당시 백승호는 또 하나의 목표를 밝혔다. A대표팀 입성이었다. 백승호는 "손흥민, 기성용, 황희찬 등 대표팀 형들을 보며 꿈을 키운다. 희찬이 형은 나보다 할 살 많은데 벌써 대표팀에서 뛰고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 희찬이 형이 '너도 빨리 대표팀에 오라'고 말했다"며 A대표팀 꿈을 꿨다.
이 목표도 현실이 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한국 A대표팀 감독은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백승호를 A대표팀에 불러들였다. 지난해 6월 이란과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9월 조지아전에 이어 10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스리랑카전에도 출전했다. A대표팀에서도 강렬했고,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은 백승호는 한국 A대표팀의 미래로 꼽혔다. 대표팀에서 은퇴한 기성용의 대체자로 평가를 받았고, 이미 대표팀 핵심 자원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다름슈타트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 꾸준히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금 백승호는 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다. 도쿄올림픽 예선에 참가하려 했고,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원했지만 소속팀의 거부로 무산됐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은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강렬함을 꿈꾸는 백승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