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가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 원작 '닥터 포스터'를 이미 추월했다. 원작보다 더 재밌다는 호평 속 자체 최고 시청률 20.1%(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신드롬 열풍의 중심에 섰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1막은 김희애(지선우)가 박해준(이태오)과 한소희(여다경)의 불륜 사실을 안 후 자신의 세계에서 박해준을 도려내는 모습이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1회부터 스펙터클 하게 펼쳐지며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잠시도 브레이크가 없었다. 마치 폭풍우가 김희애의 삶을 집어삼킨 것처럼 휘몰아쳤다. 끝까지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자 하는 김희애의 흔들림 없는 모습 속 사회적 권위와 아들 전진서(이준영)를 곁에 두는 것에 성공했다.
영국 BBC 원작 '닥터 포스터'에도 이러한 내용이 시즌1에 다뤄진다. 하지만 '부부의 세계'와 비교하기 어렵다. 자극적인 요소가 가득한 소위 '막장'의 냄새가 강하고 뭔가 다듬어지지 않은 연출, 세련미를 찾아볼 수 없는 밋밋함 때문. 원작을 기반으로 하지만 긴박함과 치밀함을 앞세웠기에 '부부의 세계'가 원작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6회까지 부부 관계를 중심으로 부부의 세계를 그려냈다. 속도감이 관건이었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진행하며 사건을 터뜨렸다. 남편과 아내 사이에 불륜 때문에 벌어진 일을 1막에 다 보여줬고, 2막으로 세계관을 넓혔다. 그러다 보니 2막에 대한 또 다른 볼거리가 생겼다. 결국 누가 생존하느냐, 아들을 둔 갈등에서 승자는 누구인가가 핵심이다. 그걸 확장시켜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확장을 굉장히 잘한 드라마"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원작과 비교하면 연출이나 연기, 대본 퀄리티 자체가 높다. 막장이냐 아니냐는 만듦새의 차이에서 판가름이 난다. '부부의 세계'는 디테일하게, 섬세하게 잘 만들었다. 이와 함께 우리 식의 정서들이 많이 녹여져 있다. 예를 들어 원작에선 이혼 후에도 아이랑 자유롭게 만나는 부부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아이를 두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김희애, 박해준의 모습에서 정서적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훨씬 더 몰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 월화극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하 '365')은 일본 추리소설 '리피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타임슬립 드라마의 경우 우연히 과거로 돌아가지만 '365'는 설정 자체가 자신의 의지로 타임슬립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다. 정해진 운명을 미리 알고 스스로 막아 바꾼다는 것. 하지만 그 안에 '연쇄살인'이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어 매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원작 자체가 지루하다는 평이 있었고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 때문에 리메이크됐을 때 거부감이 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 설정을 이해하기 쉽게 10개월이 아닌 1년으로 변경했고 극의 중심에서 사건을 추리해가는 이준혁(지형주)과 남지현(신가현)의 공조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함께 추리해나가는 재미를 선사,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작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와 관련, 정 평론가는 "사건의 변주가 많아 사실 앞부분에서는 몰입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김지수(이신)의 정체가 밝혀진 순간부터 점차 사건과 관련한 진실이 드러나며 반전을 안겨줬다. 반전이라는 부분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는데 '365'는 판타지 드라마기에 현실적인 요소는 떨어지지만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 강해 젊은 시청층에게 보다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