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지난해 필승 셋업맨으로 활약하던 김태훈이 선발 투수로 전환해 김광현의 빈자리를 메울 예정이다. 든든하게 선발진을 지켜 오던 오른손 선발 문승원과 잠수함 선발 박종훈은 '토종 에이스' 타이틀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시작한다. 늘 김광현의 뒤를 따르던 둘에게는 새로운 자극제다.
둘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믿을 만한 4·5선발이었다. 문승원은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따냈고, 박종훈은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 달성에 실패했지만 국가대표로 2019 프리미어12에 출전해 제 몫을 해냈다. 둘 다 꾸준히 선발 투수로 경험을 쌓으면서 값진 노하우도 많이 쌓았다.
둘의 최우선 목표는 나란히 두 자릿수 승수를 넘겨 합작 25승 이상을 해내는 것. 둘 다 데뷔 후 최고 승수와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박종훈은 2018년 올린 14승, 문승원은 지난해 11승이 데뷔 후 최다 승 수. 또 둘 다 지난해 나란히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해 선발 전환 이후 처음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했다. 올해 매 경기 이보다 점수를 덜 준다면, 막강한 토종 '원투 펀치'의 재탄생도 꿈이 아니다.
SK의 새 외인 듀오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
▶미지의 새 외인 듀오, 어떤 활약 할까
SK는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올랐다. 마운드의 힘으로 한 시즌을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선발진이 가장 큰 무기였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올해 SK 선발진의 성적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미국으로 간 지난해 17승 투수 김광현에 이어 외국인 듀오 앙헬 산체스와 헨리 소사가 각각 일본과 대만으로 흩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선발진 다섯 중 1~3선발이 모두 빠져 나간 상황. SK가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한 채 새 시즌을 맞이한 것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새 외국인 투수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일단 킹엄은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24일 LG와 연습경기서 4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했다. 자체 청백전에서의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아직 구속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지만, 스피드까지 올라오면 더 상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했다. 반면 청백전 22⅓이닝 동안 자책점 12점을 내줬던 핀토는 지난 26일 키움과 연습경기서도 4⅓이닝 3실점으로 불안했다. 구속이 시속 153㎞까지 나왔지만 볼넷을 5개나 내주며 여전한 제구 기복에 시달렸다. 개막을 앞둔 SK의 큰 불안 요소다.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트윈스와 SK와이번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8회초 무사 최정이 역전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잠실=김민규 기자
▶'홈런 공장' 명예 회복을 향하여
SK는 2018년 팀 홈런 233개를 때려낸 '홈런 공장'의 위용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역전 우승을 일궜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반발력을 낮춘 공인구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팀 홈런 수가 117개로 절반 가까이 줄어 들면서 SK 특유의 폭발력이 잦아 들었고, 시즌 막바지 타격 침체에 빠져 두산에 정규시즌 1위 자리까지 내줬다.
올 시즌엔 서서히 장타력을 회복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4일부터 26일까지 교류전 3경기에서 홈런 6개를 몰아쳤다. 특히 홈런 타자인 최정, 한동민, 제이미 로맥이 모두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면서 큼직한 한 방을 신고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의미 있는 홈런 기록들도 기다리고 있다. 한동민과 이재원은 올 시즌 첫 홈런이 개인 통산 100호포로 기록될 예정이고, 최정은 홈런 15개만 추가하면 역대 3호이자 3루수 최초로 통산 350홈런 고지를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