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2020시즌도 우승 후보 1순위다. 지난 다섯 시즌(2015~2019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을 이끈 선수, 지도자가 그대로 남아 있다. 저력은 더 커졌다.
2019시즌에 29승을 합작한 외인 투수 2명이 모두 이적했다. 새로 가세한 듀오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0 주전 선수 다수가 FA(프리에이전트) 자격 취득을 앞둔 점도 시너지로 작용할 전망이다.
▶ 'FA 로이드' 효과
두산은 2020시즌 종료 뒤 최대 9명이 FA 자격을 취득한다. 김재호(35), 오재일(34), 최주환(32), 허경민(30) 등 내야 주전 전부와 선발투수 유희관(34), 이용찬(31) 그리고 주전 중견수 정수빈(30)이 포함됐다.
계약 문제는 시즌 종료 뒤다. 2020 스토브리그에서는 한파가 불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구단의 재정 문제가 커졌다. 얼어붙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가올 시즌부터 잘 보내야 한다. 특히 처음으로 자격을 얻는 선수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잘하려는 의지가 충천하다.
두산 선수들은 팀 성적이 자신의 거취와 계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개인 성적만 쫓다가 실패한 사례도 알고 있다. 대체로 조바심을 내지 않는 분위기다. 유희관은 "나도 의식이 될 줄 알았는데, 예년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허경민도 비슷한 심정을 전했다. 다수 선수가 개인과 팀의 목표를 일치시키고 있는 상황. 두산이 더 좋은 경기력을 예고하는 이유다.
▶ 주전 '2년 차' 포수 박세혁
2019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지 못했다. 2018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SK에 내줬고, 주전 포수던 양의지가 이적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방 전력은 저평가 받았다.
그러나 박세혁(30)이 전망을 비웃었다. 준비된 주전 포수다운 경기력을 이어갔다. 두산은 2019시즌에 팀 평균자책점(3.51) 2위에 올랐다. 타석에서도 돋보였다. 역대 포수 한 시즌 최다 3루타(9개) 신기록을 세웠다.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국가대표로도 나섰다.
풀타임 2년 차를 앞두고 있다. 박세혁은 "지난 시즌보다 더 잘 해내야 팀이 잘 될 수 있다"며 도약 의지를 전했다. 자신과 투수, 야수를 모두 살펴야 하는 포지션. 부담이 크다. 그러나 선수에게 두려움은 없다.
▶ 탄탄한 선발진, 변수는 불펜
성적과 인지도. 두산 선발진은 10구단 최강이다. 3선발 이영하(23)는 여전히 강한 구위를 갖고 있고, 변화구의 움직임까지 좋아졌다. 외인투수라울 알칸타라(28)와 크리스 플렉센(26)도 잠실벌 연착륙이 기대된다. 탄탄한 내, 외야진의 수비 지원을 받는다. 150㎞(시속) 대 강속구를 더 공격적으로 구사할 수 있다. 유희관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린다. 이용찬은 FA를 앞두고 있다.
변수는 불펜이다. 지난 시즌은 평균자책점(3.64) 2위에 올랐다. 양의지의 보상 선수로 영입한 이형범(26)이 기대 이상으로 좋은 투구를 보여주며 클로저까지 해냈다. 윤명준(31), 최원준(26)도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몸 상태를 100%로 만들지 못한 주축 투수들이 있다. 이형범, 최원준을 향한 9구단의 전력 분석도 심화됐다. '전' 클로저 함덕주(25)와 우완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22)이 가장 좋았던 시즌의 투구를 재현해줘야 한다. 영점이 잡히지 않던 파이어볼러 이동원(27)이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이어간 점은 기대 요인이다. 김태형 감독과 김원형 코치가 겨우내 키운 젊은 투수들 가운데서도 1~2명이 1군 전력으로 도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