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도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개막전에서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1홈런)·4타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롯데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마차도는 지난해 11월에 영입이 발표된 시점부터 공격보다 수비력이 좋은 선수로 평가됐다. 연습경기에서도 타율 0.125에 그쳤다. 그러나 경기 후반에 클러치 능력까지 보여줬다. 반전을 안겼다.
첫 타석에서는 침묵했다. 0-0이던 2회초 2사 1루에서 나섰지만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하며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롯데가 0-1으로 끌려가던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다. 선두타자 정훈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열었고, 이어 나선 그가 데스파이네의 2구를 공략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첫 타점.
롯데 타선의 침묵이 이어지고, 리드마저 내준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1-2로 뒤진 7회초, 안치홍과 정훈이 바뀐 투수 김재윤으로부터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마차도는 볼카운트 2-1에서 들어온 144㎞(시속) 몸쪽 높은 코스 직구를 당겨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맞는 순간 결과를 알 수 있는 타구였다. 순식간에 승기를 가져오는 아치.
롯데는 8회 공격에서 전준우가 투런 홈런을 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박진형, 김원중 필승조가 리드를 지켜내며 7-2로 승리했다. 4타점을 기록한 마차도는 승리의 주역이다.
인상적인 수비 장면도 있었다. 2회말 1사 2·3루 위기에서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박경수로부터 좌측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한동희가 숏바운드 처리를 하지 못했다. 이때 마차도의 빠른 커버 덕분에 타구가 외야로 흐르지 않았다.
롯데는 외인 내야수는 성공 사례가 드물다. 2017~2018시즌에 뛰었던 앤디 번즈는 기복이 컸다. 2019시즌에는 수비 보강을 위해 메이저리거 출신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영입했다. 저조한 타격 성적 탓에 방출했다. 내야 수비 보강 기조를 유지했지만, 흑역사 탓에 마차도를 향한 평가도 유보였다. 일단 첫 경기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기며 기대감을 줬다.
마차도와 함께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른 선발 댄 스트레일리(32)도 호투했다. 5⅔이닝·3피안타·2실점을 기록했다. 2회에 한동희의 실책이 빌미가 되며 1점, 5회는 강백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다시 1점을 내줬다. 그러나 경기 운영 능력은 나쁘지 않았다. 두 신입 외인이 롯데의 재건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