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다렸던 K리그 개막. 지난 주말 1라운드가 치러졌고, 많은 이들이 기쁨과 흥분을 표현했다.
그중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즐거웠을 법 하다. 한국 귀국 후 자가격리를 끝낸 벤투 감독은 전북 현대-수원 삼성의 K리그1(1부리그) 공식 개막전을 관전한 것으로 시작으로 본격적인 K리그 선수 점검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K리그를 제외한 대부분의 리그가 중단된 상황. 벤투 감독은 K리그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리그에 집중력을 높여야만 하는 환경이다. 그는 더 자세히,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K리그 선수들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얻은 셈이다. 아직 A매치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많은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 만큼 K리거 발탁 비중이 높아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벤투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A대표팀에 선발될 수 있는 기대감을 높인 선수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제 겨우 1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강렬함을 드러내며 벤투 감독의 시선을 잡았을 법한 선수들이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이가 '블루드래곤' 이청용(울산 현대)이다. 그는 상주 상무와 1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약 11년 만에 K리그 무대를 다시 밟았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노련한 움직임, 날카로운 드리블과 패스 등 '명불허전'이었다. 또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적으로 문제없음을 그라운드에서 입증했다. 이청용이 제모습을 되찾는다면 A대표팀 복귀는 시간문제다. 사실 벤투 감독도 과거 이청용을 신임했고, 꾸준히 대표팀에 불러들였다. 지난해 아시안컵도 함께 했다. 하지만 부상과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대표팀과 멀어졌다. 이청용의 마지막 A매치는 지난해 3월 콜롬비아와 친선전이다. 1년이 더 지났다. 이청용이 1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앞으로 공격 포인트까지 올린다면 벤투 감독이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의 경쟁력과 경험은 A대표팀에 필요한 요소다. 이청용은 지금까지 총 A매채 89경기를 뛰었다. 울산 유니폼을 입고 90번째 A매치를 기다리고 있다. 이청용 역시 A대표팀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상주전이 끝난 뒤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대표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A매치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른 국가도 안정을 취해서 축구를 하는 곳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청용과 함께 울산 데뷔전을 치른 윤빛가람도 눈에 띄었다. '천재' 미드필더로 불렸지만 그동안 A대표팀과 인연이 크게 없었던 윤빛가람이다. A매치 15경기 출전 3골이 전부다. 마지막 A매치는 2016년 6월 체코와 친선전이다. 벤투 체제에서도 한 번도 발탁되지 못했다. 결혼으로 책임감이 더욱 무거워진 윤빛가람은 더욱 안정적이고 예리한 모습을 연출했다. 상주전에서 중원 조율과 연계에서부터 윤빛가람표 중거리 골까지 터뜨렸다. 현존하는 K리그 최고 미드필더 중 하나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다. 울산의 한 관계자는 "정말 공을 잘 차는 선수다. 결혼으로 안정감도 찾았다. 올 시즌 울산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A대표팀 발탁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 FC의 김승대도 눈부셨다.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는 지난 시즌 전북에서 이렇다 할 강렬함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올 시즌 강원으로 임대되자마자 강렬함을 되찾았다. FC 서울과 1라운드에서 김승대다운 라인 파괴와 패스 그리고 골까지, 1경기 만에 '병수볼'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조재완 원더 골도 김승대의 정확한 패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승대는 지난해 12월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첫 경기 홍콩전에서 부상을 당해 낙마하고 말았다. 강원의 옷을 입고 자신의 모습을 되찾은 김승대. 그에게 다시 A대표팀 기회가 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