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 상승세의 숨은 공신으로 꼽히는 정보근(왼쪽). 안정적인 포구와 블로킹은 물론 뛰어난 도루 저지 능력을 보여줬다. 롯데 제공 입단 3년 차 '9라운더' 포수가 롯데 안방을 지키고 있다. 정보근(21)의 안착은 소속팀의 행보만큼이나 반전이다.
롯데는 올 시즌 치른 첫 일곱 경기에서 52득점을 기록했다. 두산과 팀 득점 공동 1위다. 뜨거운 타선은 6승(1패)을 올린 원동력이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추격 득점을 만들어내는 투지와 집중력도 돋보였다. 7회까지 뒤진 경기를 두 차례 뒤집었다. 역전승만 4번.
화려한 공격력에 가린 선수가 있다. 포수 정보근이다. 지난 시즌 초반에 불거진 롯데의 약점을 지우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스프링캠프 전까지도 주전감으로 평가되지 않았다. 롯데가 선발투수 장시환을 내주고 영입한 지성준이 있었고, 꾸준히 1군을 지킨 김준태도 있었다. 그러나 허문회 롯데 감독은 지난 5일에 열린 KT와의 개막전에서 정보근을 선발로 내세웠다. "수비력이 가장 낫다"며 말이다. 지성준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롯데는 10년 넘게 주전을 지켰던 강민호가 이적한 뒤 육성 방침을 내세우며 내부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나 주전을 확보하지 못했다. 2019시즌에는 역대 한 시즌 최다 팀 폭투(103개)를 기록했다. 투수의 기록이지만 포수의 포구와 블로킹 능력이 더 주목받을 만큼 문제가 컸다.
정보근은 달랐다. 허문회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안방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은 없었다. 블로킹은 전임 포수보다 확실히 나았다. 아직 호흡이 맞지 않는 새 외인 댄 스트레일리의 슬라이더가 스크라이크존에서 크게 빠졌을 때도 무난히 막아냈다. 프레이밍도 능숙했다.
강점도 증명했다. 도루 저지 능력이다. 다섯 번 가운데 네 번을 잡아냈다. 2019시즌도 저지율 0.444를 기록할 만큼 어깨가 좋고 정확한 송구를 했다. 13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상대의 상승세를 끊는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최주환에게 3점 홈런을 맞고 7-8로 역전을 허용한 뒤 바로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가 이어졌지만, 이 상황에서 주자의 도루를 잡아냈다.
투수 리드도 무난하다는 평가. 롯데 투수진은 개막 첫째 주에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주중 두산전이 난타전 양상이 됐지만, 포수 지분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포크볼이 주무기인 투수들이 구사를 주저하지 않게 된 것만으로 큰 호재다. 필드 야수도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는 안방에서 맥빠지는 실책이 나온 탓에 피로도가 높아졌다. 올 시즌은 다르다. 소진되지 않은 집중력은 타석에서 발휘됐다.
정보근의 타격 성적은 안 좋다. 일곱 경기에서 타율 0.063를 기록했다. 16타수 1안타. 허문회 감독은 "공격도 나아질 수 있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정보근은 개막을 앞두고 "풀타임으로 1군에 남아 있고 싶다"고 했다. 그 바람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