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이 첫 단독 회담을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손을 맞잡았다. ‘전기차’를 매개로 한국의 재계 거물의 만남이라 시선이 집중됐다. 삼성과 현대차 두 총수의 사상 첫 단독회담은 '초당적 협력'과 더불어 미래를 향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전기차는 '한국판 뉴딜'로 정부가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런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삼성SDI가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3일 이 부회장의 초청으로 정 부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핵심 임원들이 충남 천안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연락해 정 부회장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초청에 흔쾌히 발걸음을 옮긴 현대차나 이 부회장의 ‘핫라인’을 가동한 삼성이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만남이다. 세계 전기차 부문 4위 현대차와 세계 배터리 부문 4위 삼성SDI는 전략적 협력을 통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윈윈 전략을 논의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정 부회장에게 차세대 전기차용 전지인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에 대한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는 향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모델로 꼽힌다. 배터리 1회 충전으로 800km 주행하고 1000회 이상 재충전할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차세대 모빌리티로 꼽히는 전기차 부문에 올인을 선언한 현대차그룹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배터리 성능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80에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사용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와 삼성의 협력은 2025년 이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하는 게 아니다. 5~6년 이후의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2025년 이후의 계약이라 해도 규모가 엄청나다. 현대차는 SK이노베이션과 내년부터 5년간 전기차 배터리 5년 50만대분 규모의 공급 계약을 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0조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삼성SDI의 계약에 대해 기본적으로 10조원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배터리 업체 중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 받고 있다. 하지만 향후 삼성SDI 배터리로 장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매체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분기에 총 2만4116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순위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