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위스키 기업인 골든블루가 고급 소주 시장에 진출한다. 제품명은 '혼'으로 정해졌다. 알코올 도수는 22도다. 위스키 시장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고급 소주를 앞세워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는 이르면 올 상반기 고급증류주 '혼'을 출시한다. 현재 구체적인 판매 일정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위스키 브랜드 '골든블루'로 유명한 골든블루가 위스키가 아닌 고급증류주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급증류주로 대표되는 증류식 소주는 에탄올(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는 '참이슬' '처음처럼'과 같은 희석식 소주와 달리, 쌀·보리·옥수수와 같은 곡물을 발효한 액체를 증류한 원액에 물을 타서 알코올 도수를 조정해 고급 소주로 불린다.
과거에는 주로 4050 중장년층이 고급 식당에서 마시는 비싼 술로 인식됐으나, 최근 들어 밀레니얼과 Z세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혼술(홀로 음주)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추구)’ 문화 확산에 다양한 술을 경험하고 싶은 니즈(Need) 때문에 관련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원(업계 추정치)에서 지난해 400억원으로 6년 사이에 세 배가 늘었고, 2022년에는 700억원대의 성장세가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골든블루의 고급 소주 시장 진출을 두고 국내 위스키 시장 침체에 따른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골든블루는 지난해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로 수입 맥주 시장에 진출하는 등 '종합주류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앞서 2017년에는 경북 문경시, 농림축산식품부, 오미나라와 제품 개발 및 유통 협약을 맺고 고급증류주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 이번 신제품도 주류업체 오미나라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블루의 신제품 출시에 따라 국내 고급증류주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판매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시장은 광주요그룹의 '화요'와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대장부'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증류주는 소주의 깊고 진한 맛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해마다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위스키 맥주 등의 유통망을 가진 골든블루가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시장을 뺏고 지키기 위한 치열한 판촉전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