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 부천FC의 경기. 부천FC 이정찬(13번)이 팀의 세 번째 골을 넣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부천FC는 이날 승리로 리그 3전 전승을 거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그 어느 때보다도 관심이 집중된 2020시즌 K리그2(2부리그). 뚜껑을 열어보니 혼돈의 연속이었다.
혼돈 속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팀이 부천 FC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로 마무리지은 부천은 올 시즌 초반 독보적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개막 이후 K리그2 팀 중 유일하게 3전 전승을 기록했다. 1라운드에서 충남아산프로축구단에 1-0 승리한 뒤 2라운드에서는 FC 안양을 2-1로 잡았다. 그리고 3라운드에서도 기세를 이어 안산 그리너스에 2-0 승리를 챙겼다. 당연히 승점 9점으로 리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3경기에서 5골1실점으로 공격과 수비에서 완벽한 모습을 드러냈다. 잘 되는 팀은 뭐든 잘 된다고 부천은 3라운드에서 56초 만에 이현일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최단 시간 득점 기록이다. 지난 시즌 막판 정규리그 5연승을 포함해 8연승을 내달렸다.
이런 흐름은 지난 시즌 K리그2를 지배한 광주 FC의 흐름을 압도하다. 광주는 지난 시즌 3라운드를 치르면서 2승1무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흐름을 끝까지 가져간 광주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1(1부리그)으로 승격했다. 시즌 초반 광주보다 더 좋은 흐름을 탄 부천이다. 올 시즌 파란의 주인공이 될 자격을 갖추기 시작했다.
부천의 힘은 '원팀'이다. 송선호 부천 감독은 3연승을 이끈 뒤 "부천은 항상 한 마음으로 뭉치는 게 장점인 팀이다. 선수들이 하나로 뭉쳤다. 주장을 중심으로 잘 뭉쳐준다. 이런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원팀의 자긍심을 드러냈다.
세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의 무패행진을 이끌고 있는 대전 안드레 루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천에 이어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새롭게 출발한 대전도 상승세를 탔다. 황선홍 감독이라는 스타감독에 '대전의 루니'라 불리는 안드레 루이스가 이끄는 대전은 우승후보로 꼽힌다. 대전은 3경기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전에서 수원 FC에 2-1 승리를 거둔 뒤 2라운드에서 충남아산프로축구단과 2-2 무승부로 잠시 뒤로 물러섰지만, 3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만나 0-2로 뒤지던 흐름을 3-2 대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3경기에서 2승1무. 우승후보다운 흐름이다. 안드레는 3경기에서 4골을 폭발시키며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대전의 대권행보에 시동이 걸린 셈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대표적인 팀은 제주다. 혼돈의 K리그2를 만들고 있는 하나의 축이다. '검증된 지도지' 남기일 감독을 선임했고, 핵심 멤버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제주는 또 하나의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3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서울 이랜드와 1-1 무승부를 거둔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유일하게 승점을 딴 경기였다. 이후 2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0-1로 패배했고, 3라운드에서도 대전에 2-3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등 후 다음 시즌 곧바로 승격하지 못한다는 최근 K리그의 흐름을 제주가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