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전 한화전에 7회 유강남의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은 이성우는 8회 1사 만루에서 이날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한화 좌완 김범수의 147㎞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데뷔 첫 그랜드슬램으로 연결했다. 자신도 홈런을 직감하지 못했는지 1루까지 열심히 달렸다. 이 때문에 베이스를 밟고 도는 과정에서 주춤하기까지 했다. 타구를 확인한 뒤 한동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비거리는 115m였다.
LG는 이성우의 홈런을 포함해 대포 5개를 가동하며 15-4로 대승했다.
이성우의 야구 인생에는 굴곡이 많았다. 성남서고를 졸업하고 2005년 SK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그전에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이후 KIA를 거쳐 다시 SK로 돌아와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과정에서 백업 포수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시즌 종료 후 SK 구단으로부터 전력 분석원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현역 의지가 더 컸다. SK의 제안을 거절하고 방출 신분 신세가 됐다.
그때 LG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성우는 LG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맞았다. 지난해 백업 포수로 뛴 그는 유강남의 부상 이탈 때 알토란 활약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6월 21일 잠실 KIA전 9회 무사 1,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다. 데뷔 첫 끝내기였다. 동료들의 물세례에도 그의 표정에선 웃음이 사라지지 않고, 행복해 보였다.
이번 시즌에도 그의 역할은 백업 포수다. 경기 중후반 주로 대수비 및 대타로 출장한다. 그런 그의 야구 인생에 만루 홈런이라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이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