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소희(25)가 데뷔 3년 만에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인생작을 만났다.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에서 박해준(이태오)의 불륜녀 여다경 역을 소화했다. 베테랑 배우 김희애(지선우)·박해준 사이에서 기죽지 않는 모습이었다. 꿋꿋하게 자신만의 여다경의 세계를 만들었고 이는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이끌어냈다. 현재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사다. 그만큼 '핫'하다는 얘기다. 드라마의 인기를 넘어 스타성을 자랑, 드라마와 영화·광고계에서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실제 한소희는 굉장히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의 소유자였다. 여다경과는 거리가 있었다. "한소희로서는 여다경이 납득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오로지 다경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극을 이해하고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신드롬 열풍을 일으키며 마침표를 찍었으나 기쁨보다는 슬픈 감정이 든다는 그녀. '부부의 세계'와의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종영 소감은. "인생에서 경험하지 못할 일을 한 것 같다.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부부의 세계'는 내가 잘해서 이렇게 잘 된 게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쁜 것보다 슬픈 감정이 더 크다. 인터뷰하면서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꾹꾹 참고 있다."
-슬픈 감정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 100%를 보여준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쉬운 감정이 남아있는 것 같다. 처음엔 계산적으로 연기했다. 그런데 극을 반복하면 할수록 다경이와의 접점이 생겼다. 계산되어 있던 행동이 나중엔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자연스러워졌다고 생각했을 때 16부가 끝나 아쉽다. 연기를 하면서 내가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면 해가 되는 걸 느꼈다. 캐릭터에 몰입하고 집중하면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 다경이를 100% 이해하지 못하고 극에 뛰어든 것 같다. 다음 작품을 할 때는 이 부분이 가장 큰 모티브가 될 것 같다. 캐릭터에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따라 연기가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다."
-결말에 대한 생각은. "내연녀라고 하면 밑바닥까지 가고 그렇지 않나. 하지만 다경이는 금수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현실적인 결말이 나온 것 같다."
-'부부의 세계' 속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태오가 본처에게 돌아가서 상처 받은 나도 아니고 나락으로 떨어진 태오도 아니다. 이 갈등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은 피해자는 자식들이다. 휴대전화를 던지고 준영이가 뛰어가는 신에서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결국 이게 아닌가 싶었다. 이 장면이 어른들의 세계에 상처 받는 자녀들의 입장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한소희
-여다경은 결국 무엇을 지키고자 했던 것일까. "그 부분을 두고 굉장히 오랜 시간 생각했다. 다경이가 지키고 싶었던 건 다경이와 태오의 가정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이었을까. 남부러울 것 없이 금수저 집안에서 자랐지만 자기가 주체적으로 이뤄낸 성과는 정작 없었다. 꿈도 없고 직업도 그랬다. 처음으로 자기 뜻을 가지고 세운 게 가정이라는 하나의 세계였다. 그래서 그걸 지키기 위해 그렇게까지 고군분투했던 것 같다."
-다경이의 입장을 이해했나. "아빠가 굉장히 오냐오냐하면서 키웠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다경이가 도덕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결핍된 것 같다. 다경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일단 남의 가정을 무너뜨린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경이를 이해하기 위해 내가 사랑한 건 태오인데 하필 유부남이었던 것이라고 순서를 바꿔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유부남을 사랑하기엔 인간 한소희로서는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성이 앞서 불구덩이에 뛰어들어야 순간순간 이해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다경이는 왜 태오에게 끌렸을까. "인생 자체가 무조건적으로 평타 이상의 인생을 살았을 텐데 태오란 인물은 가진 게 없다. 예술이라는 키워드로 맨 땅에 부딪치며 살아간다. 그게 다경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부분은 공통점이다. 서로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이 겹쳐 그러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