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출범한 분데스리가는 유럽 최고의 리그 중 하나로 꼽히며, 유럽 최강의 리그 중 하나로도 평가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내실있는 리그 그리고 가장 열정적인 팬들을 보유한, 최다 평균 관중을 자랑하는 리그다. '갈색폭격기' 차범근을 비롯해 손흥민·구자철·박주호·지동원 등 많은 한국 선수들이 분데스리가로 진출해,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하고도 가까운 리그다.
분데스리가를 설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 '18팀이 싸워 마지막에 바이에른 뮌헨(뮌헨)이 우승하는 리그'다. 분데스리가 '최고 명가' 뮌헨의 존재감과 자부심을 설명하는 말이다. 이 말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 실제로 뮌헨은 분데스리가에서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분데스리가의 역사가 곧 뮌헨의 역사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뮌헨은 1968~1969시즌 첫 우승을 일궈낸 뒤 지난 시즌까지 무려 28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971~1972시즌부터 1973~1974시즌 분데스리가 최초의 3연패를 달성했다. 이후 1984~1985시즌부터 1986~1987시즌까지 또 1998~1999시즌부터 2000~2001시즌까지 두 번의 3연패에 성공했다.
이 기록 조차도 압도적인데 뮌헨은 또 다시 어떤 팀도 근접할 수 없는 역사적인 신기록을 작성한다. 2012~2013시즌 우승을 시작으로 2018~2019시즌까지 단 한 번도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분데스리가에서 전대미문의 '7연패'를 달성한 것이다.
7연패를 내달린 뮌헨은 분데스리가 통산 28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63년 시작해 총 56번의 시즌을 치른 분데스리가. 이중 무려 절반인 28번을 뮌헨이 우승으로 장식했다. 그야말로 뮌헨의 리그라 할 수 있다. 우승 2위와 격차는 크다.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보르시아 도르트문트(도르트문트)가 각각 5회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2위에 올랐다. 뮌헨과 무려 23회나 격차가 난다. 분데스리가에 뮌헨의 라이벌은 없다.
아직 놀랄 일이 남았다. 2019~2020시즌 뮌헨은 또 한 번 우승에 가까이 다가섰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올 시즌 뮌헨이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뮌헨의 황금기의 중심이었던 아르연 로번과 프랭크 리베리가 동시에 뮌헨을 떠났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선수들과 이별로 인해 뮌헨은 '과도기'를 겪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뮌헨은 뮌헨이었다. 과도기 뮌헨도 최강이었다. 로번과 리베리가 없어도 뮌헨은 독일에서 가장 강했다. 올 시즌 내내 1위를 뺏기는 일이 거의 없었고, 뮌헨의 위용은 떨어지지 않았다. 뮌헨이 자랑하는 최전방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29골을 넣으며 득점 1위를 달리는 등 건재했고, '명불허전' 토마스 뮐러가 17도움을 기록 중이다. 세르쥬 나브리 역시 11골, 10도움으로 큰 힘을 보탰다.
지금은 초유의 '8연패'가 유력한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 재개된 분데스리가 최대 빅매치는 지난 달 27일 지그날 이두나파크에서 펼쳐진 분데스리가 28라운드였다. 1위 뮌헨과 2위 도르트문트가 격돌했다. 사실상 이 경기가 우승 결정전이라 할 수 있었다. 뮌헨이 승리한다면 뮌헨의 우승이 확실시 되는 것이고, 도르트문트가 승리한다면 우승향방은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경기를 치르기 전 두 팀의 승점 차는 4점 차(뮌헨 61점 ·도르트문트 57점)에 불과했다. 결과는 뮌헨의 승리. 경기는 팽팽했지만 결국 승자는 뮌헨이었다. 전반 43분 요슈아 킴미히의 선제 결승골이 터졌고, 뮌헨은 1-0 승리를 챙겼다. 도르트문트와 격차를 벌리며 사실상 우승 경쟁을 끝낸 것이나 다름 없었다. 도르트문트는 이제 우승이 아닌 RB 라이프치히와 2위 싸움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 뮌헨은 31일 열린 뒤셀도르프와 29라운드에서도 5-0 대승을 챙기며 우승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로번과 리베리가 없는 상황에서 8연패를 달성이 유력한 뮌헨. 과도기 속에서도 우승을 놓치지 않는 최강의 팀. 더욱 무서운 것은 지금 뮌헨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 로번과 리베리 대체자를 찾는 것이다. 다음 시즌에는 '뉴' 로벤, 리베리가 뮌헨에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뮌헨이 더욱 강해진다는 의미다. 과도기를 접고 다시 황금기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지다. '18팀이 싸워 마지막에 뮌헨이 우승하는 리그'는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