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공식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3일 오전 10시부터 신세계면세점의 명품 재고 예약판매를 시작하기로 하고 이날부터 티저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앞서 관세청은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6개월 이상 팔리지 않은 장기 재고품을 대상으로 10월 29일까지 내수 통관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관세청이 4월말 면세품의 내수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지 한 달여만으로, 재고 면세품이 시중에 풀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품을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판매하는 제품은 '발렌시아가'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발렌티노'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방과 지갑, 소품 등이다. 판매 가격은 백화점 가격과 대비해서 최대 50%, 면세가와 비교하면 최대 40% 할인된 수준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수입 통관 절차 등 세금이 포함된 원가에 물류비, 상품화 작업비, 카드 수수료 등을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부터는 오프라인에서도 면세 물품을 살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6일 시작하는 '대한민국 동행 세일' 기간에 맞춰 면세점에서 인수한 해외 명품 상품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봄·여름 시즌 신상품을 중심으로 해외 명품을 판매하며, 매 가격은 계약 조건 때문에 행사 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도 이달 중 통관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판매품목은 이른바 '매스티지'로 불리는 대중적인 중가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패션 잡화 제품과 시계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에서는 화장품이나 향수, 주류, 건강식품 등은 제외된다.
앞서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 3사는 재고 면세품의 통관 판매를 앞두고 해외 명품 브랜드와 할인율 협상을 벌였으나 난항을 겪은 바 있다. 고가 전략을 취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고 면세품은 명품 중에서도 중가 패션·잡화 브랜드를 중심으로 풀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환영 일색이다. '시크먼트'와 '파우더룸' 등 국내 온라인 패션 카페 등지에는 그동안 "면세품 재고는 언제부터 풀리는 건가", "재고가 풀리면 할인 폭은 얼마나 될까"는 내용의 글의 상당수 올라왔다. 사실상 해외 출국이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면세 쇼핑을 기다리는 소비자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관건은 할인율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품을 팔려면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명품 브랜드들이 난색을 보여서 재고 판매가 어려워 보였다. 가격이 높으면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면세점들이 고민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