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선정 과정부터 치열함을 넘어선 섬세함이 빛났던 연극부문은 수상자 결정도 만만치 않았다. 어렵게 결과를 도출해낸 연극부문 심사위원 일동은 "수상자를 비롯해 후보에 오른 모든 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며 응원의 힘을 불어 넣었다.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백상연극상은 이견없이, 그리고 이변없이 신유청 연출에게 돌아갔다. 스푸트니크(박해성 작/연출, 상상만발극장 제작) 이연주 작가(이게 마지막이야) 휴먼 푸가(공연창작집단 뛰다, 남산예술센터 공동 제작) 등 후보들도 쟁쟁했지만 '신유청의 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2019년 연극계에 파란을 일으킨 신유청 연출의 능력이 더욱 주목 받았다.
최고 격전지는 여자최우수연기상 부문이었다. 심사위원 모두 지지하는 배우가 달랐고, 논의도 길어졌다. 그만큼 여성 연극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최종 수상자로 결정된 '로테르담' 김정은 "정체성의 혼란에 빠진 레즈비언을 공감 넘치게 구현해 진정한 인간관계에 대한 중층적 관점을 열어줬다"는 평을 받았다.
남자최우수연기상은 '와이프' 백석광에게 돌아갔다. 뜨거운 에너지와 내적 공허함이 교차하는 화려한 연기가 백상예술대상 첫 트로피를 그에게 거머쥐게 만들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젊은연극상 주인공은 극단 0set project(신재 작/연출)가 차지했다. 가장 미래지향적이며 도전적인 연극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젊은연극상에 제격이라는 평이 뒤따랐다. 심사위원들은 "스쳐 갈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소극장 연극이라는 조건을 활용, 관객들로 하여금 단순하면서도 극한적인 방식으로 그것들과 대면하게 하는 작업을 해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