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말금이 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킨텍스에서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부문 신인상을 수상하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TV·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한 종합예술시상식 ‘56회 백상예술대상’은 6월 5일 오후 4시 50분 경기도 킨텍스 7홀에서 진행되며 JTBC·JTBC2·JTBC4에서 생중계된다. 특별취재반 / 2020.06.05/ 마흔둘의 신인 배우가 2020년 충무로의 신데렐라로 우뚝 섰다. 이름부터 화창한 강말금이다.
지난 5일 열린 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40대의 늦깎이 신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만 49세의 김도영 감독이 '82년생 김지영'으로 영화 부문 신인 감독상을 수상했고, 만 45세의 배우 박명훈이 '기생충'으로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수상자가 있었다. 만 41세, 우리 나이로 42세의 신인 배우 강말금이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여자 신인연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개봉한 독립영화의 주인공으로 거둔 놀라운 성과였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찬실이, 강말금의 매력이 제대로 통한 덕분이다. 수상 후 강말금은 "너무 부족한 내가 이 상을 받은 건 가능성을 봐준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말금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서사를 지닌 배우다. 고교 시절 연극반과 대학 동아리에서 공연하며 연기의 맛을 알았다. 그러나 대학 4학년 때 아버지의 죽음과 맞닥뜨린 후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나섰고, 6년간 직장인 강수혜로 살았다. 그럼에도 연기를 잊을 수는 없었다. 결국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해 절대 빠르지 않은 나이인 서른 살에 2007년 연극 '꼬메디아'로 연기를 시작했다. 시인 친구가 썼던 필명을 빌려 강말금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10년 넘게 연기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그러다 만난 이가 백상 무대에 함께 섰던 김도영 감독이다. 지난 2018년 김도영 감독의 단편영화 '자유연기'에 출연하면서 미쟝센담편영화제를 비롯해 다양한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영화배우 강말금도 그렇게 시작됐다. '자유연기'를 본 김초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주인공 찬실이 역할에 캐스팅됐다. 스크린 데뷔 2년 만에 강말금은 백상 트로피를 품에 안는 믿지 못할 기적을 이뤄냈다.
강말금의 등장은 마치 몇해 전 혜성처럼 등장한 김소진을 떠올리게 한다. 강말금과 같은 나이인 김소진 또한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로 시작했다. 2017년 영화 '더 킹'에서 화려하게 빛난 그는 5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조연상을 받으며 충무로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백상을 기점으로 여러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고, 3년 후인 56회 백상에서는 여자 최우수연기상 후보로 참석하며 충무로 대표 여배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정상의 자리에 오른 김소진처럼 늦깎이 신인 강말금 또한 꽃길을 걸을 일만 남았다. 이미 행보를 시작했다. 8월 방송 예정인 OC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를 촬영 중이며, KBS 단막극에도 출연을 확정했다. 연극 무대와 스크린을 넘어 브라운관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수상 소감을 통해 확언했듯 다양한 작품에서 강말금표 연기를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