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제이홉·지민·RM·뷔·정국·슈가·진)이 온라인 콘서트라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통해 다시 한번 전 세계 대중음악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14일 열린 방탄소년단의 실시간 라이브 공연 '방방콘 더 라이브'는 세계 107개 국가 및 지역에서 75만 6600여 명이 동시에 시청했다. 이는 유료 온라인 공연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방탄소년단은 처음 시도하는 유료 온라인 공연으로 또 다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공연 산업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낸 쾌거다. 음악과 퍼포먼스라는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꾸준히 과감한 시도를 해온 결과이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이른바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외신 반응도 뜨거웠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이번 공연에 대해 '같은 도시에 있지도 않은 그룹과 친밀하고 개인적인 감정을 느끼는데 있어 어려움은 분명히 있지만 방탄소년단의 매력 중 하나는 팬들을 알아주고 소중하게 느끼게 해주는 능력이다. 그런 친밀감은 생중계 이벤트에서 잘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매거진 NME은 ''방방콘 더 라이브'는 현세에 벌어지고 있는 혼란에 꼭 필요했던 해독제였다. 기술의 힘을 통해서라도 그룹과 팬이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짧은 탈출의 순간'이라고 극찬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BuzzFeed도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는 팬들과의 관계를 완벽히 보여줬다. 전례 없는 불확실성과 고립의 시대에 방탄소년단과 아미와의 연결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평했다.
◇ 방탄소년단과 빅히트에게 위기는 기회
이번 공연은 최근 빅히트와 업무 협약을 맺은 미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인 키스위 모바일과 협업으로 진행됐다. 빅히트와 키스위 모바일은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팬들에게 눈앞에서 아티스트를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멀티뷰 스트리밍 시스템을 구축했다. 팬들이 정해진 화면이 아니라 동시에 재생되는 각기 다른 6개 멀티뷰 화면 중에서 보고 싶은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무대 구성에도 신경을 썼다.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콘서트와는 확실한 차별화를 뒀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방으로 초대한다는 컨셉트로 꾸며진 공연에서 다채로운 분위기의 스테이지를 옮겨 다니며 퍼포먼스를 펼쳤다. 약 100분 동안 '쩔어' '흥탄소년단' '좋아요' '하루만' '자메뷰(Jamais Vu)' '리스펙트(Respect)' '친구' '블랙스완(Black Swan)'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 총 12곡을 불렀다. 이색적인 세트와 무대 의상, 자유분방한 토크 시간 등 풍성한 볼거리를 준비해 취소된 오프라인 공연의 아쉬움을 달랬다.
◇ 5만 수용 스타디움 15회 공연 규모
제이홉·진·정국 유닛 RM·슈가 유닛 지민·뷔 유닛 등 다양한 구성 무대와 오랫동안 기다려온 방탄소년단의 완벽한 무대 퍼포먼스, 무엇보다 끊임없이 실시간으로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 팬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도 밀도 있게 구성됐다. 무대와 무대 사이 여러 차례 아미들을 위한 공간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소소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방탄소년단은 수만 명씩 운집하는 월드투어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무대를 이번 콘서트에서 실현했다.
더불어 4월 18일~19일 무료로 공개한 온라인 스트리밍 축제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와 마찬가지로 공식 응원봉인 아미밤을 연동해 온라인을 통해 공연을 관람하면서도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로써 '방방콘 더 라이브' 최고 동시 접속자 수 75만 6600여 명을 찍었다. 이는 5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 공연 15회에 달하는 기록이며 전 세계에서 진행된 유료 온라인 콘서트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코로나19로 공연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둬, 온라인 공연을 통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 공연의 미래를 증명한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는 코로나19라는 전에 없던 특수한 환경에서도 온라인 공연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증명했다. 고화질 영상이 전 세계 107개 지역에서 원활하게 전송된다는 것을 비롯해 최고 동시 접속자 75만 6600여 명도 버틸 수 있는 서버 구축 등 기술적인 숙제를 해결했다. 결정적으로 75만 명이라는 동시 접속자 수는 온라인 공연이 얼어붙은 공연 산업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제 콘텐츠 자체의 정교함과 색다른 아이디어, 새로운 기술이 관객들을 얼마나 만족시키고 설득력을 갖냐가 관건인 시대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팀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에게 유리한 것은 자명하다.
이미 방탄소년단은 SNS와 유튜브라는 온라인 네트워크 플랫폼을 통해 인종과 언어를 넘어 세계적인 팝스타로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이번 온라인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수혜자가 아니라 프론티어(개척자)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전 세계 온라인 공연시장에서 방탄소년단의 행보가 하나의 스탠다드가 될 것도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