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대3으로 앞선 9회말 오승환이 등판, 투구를 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6.16/ 오승환(38)이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했다. 자신의 기록보다는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도움이 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오승환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9회말에 마운드에 올랐다. 2사 뒤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이유찬을 뜬공 처리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복귀 뒤 첫 세이브이자, KBO 리그에서 거둔 278번째 세이브. 그리고 한국과 일본, 미국 무대에서 통산 400번째로 거둔 세이브였다.
그는 지난 9일 대구 키움전에서 복귀한 뒤 3경기 연속 셋업맨으로만 나섰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경기 전에는 그의 클로저 복귀를 확답하지 않았다. 투구 동작에서 딜리버리가 다소 짧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내가 아는 장점이 보이면 바로 실행하겠다"고 했다.
예상하지 못한 투수 운영이었다. 삼성이 8회 공격에서 1득점 하며 4-3으로 역전을 하자, 허 감독은 기존 마무리투수 우규민은 8회 수비에 냈다. 불펜에서는 오승환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1점 차가 유지된 9회에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정수빈을 3구 삼진, 최주환을 초구에 뜬공 처리하며 대기록 달성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놨다. 그러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김재호에게는 볼넷을 내줬다. 역전 주자까지 모인 상황.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고 더 경쾌한 투구가 이어졌다. 결국 4년 차 이유찬은 빗맞은 뜬공을 치고 말았다. 3루수가 잡아내며 삼성의 시즌 18승(19패)과 오승환의 400세이브가 달성됐다.
경기 뒤 오승환은 원태인 등 후배들의 격한 축하를 받았다. 이전부터 한·미·일 통합 400세이브에 욕심을 드러내지 않던 그는 삼성이 최근 일곱 경기에서 5승을 거두며 5할 승률에 다가선 상황에서 자신이 기록이 나온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오승환이 400세이브를 달성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IS포토 - 세이브 상황 등판은 예상 밖이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어도, 이 경기 9회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코치님께서도 준비하라고 알려줬다."
- 한국 무대에서 오랜만에 9회에 등판했다. "8회 등판 때 공이 좋지 않아서, 9회에도 나서보고 싶었다.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었다."
- 400세이브를 빨리 털어버리고 싶다고 했다. "오랜만에 세이브했다. 삼성의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록했다. 나도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 팀의 상승세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 400세이브에 대한 감회는. "이 경기 등판을 통해서 세이브 1개를 추가하는 게 이토록 어려운지 다시 한번 느꼈다."
- 삼성이 리드를 잡은 뒤 불펜투구를 하며 어떤 생각을 했나. "긴장을 더 많이 했다. 이전 등판에서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벤치에 신뢰를 줘야 하므로 긴장이 앞섰던 것 같다."
- 연속 볼넷을 내줬다. "승부 과정이었다. 구위 탓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 허삼영 감독이 딜리버리에 대해 짚었다. "감독님은 내가 해외 진출하기 전부터 전력 분석을 해주셨다. 좋지 않을 때마다 항상 여쭤봤다.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저에게 얘기를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말씀을 들었고 도움이 됐다."
- 가장 좋았을 때의 몸 상태와 비교한다면. "몸 상태는 100%라고 생각한다. 관중도 영향을 미친다. 있는 편이 더 편하다."
- 오승환이 마무리투수면 삼성 불펜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강해지도록 하겠다. 나만 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