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작이 늘어날수록 몸값도 올라가기 마련. 그러나 황정민은 다르다. 대다수의 출연작을 흥행시키며 오래전부터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출연료만큼은 최정상이 아니다. 출연료를 올리는 대신 배우의 본분에 더욱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가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배우들의 출연료도 수직 상승했다. 영화 한 편에 두 자릿수 개런티를 받는 배우들도 생겨났다. 그 가운데서도 황정민만은 예외다. 제작사와 투자사에서 개런티를 올려주겠다고 먼저 제안해도 마다할 정도다. 다들 받는 수준의 러닝 개런티도 욕심내지 않는다. 후배 배우가 자신보다 더 많은 출연료를 받는다고 해도 '쿨'하게 '오케이'를 외치는 선배다.
한국 영화 제작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인건비가 상승했고, 할리우드 못지않은 퀄리티를 내기 위해 VFX 등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 과거엔 100억 원대 제작비를 들이면 대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나, 요즘 극장 성수기엔 200억원 제작비의 영화도 종종 등장한다.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해서는 150억원에서 200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있다. 물론 이 때문에 많은 개봉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흥행 배우가 높은 출연료를 받는 것은 마땅하고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의 노력과 능력을 보상받는 세상의 이치다. 그런데도 황정민의 '결단'이 주목받는 것은 어려운 영화계에서 모두의 상생을 위한 뜻깊은 행보로 비치기 때문이다.
황정민은 개런티는 그대로이지만 매 작품 더욱 진화한 열연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새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홍원찬 감독)'를 선보인다. '신세계' 콤비 이정재와 재회해 누아르 팬들의 마음을 벌써부터 설레게 하고 있다. 촬영을 완료한 '인질(필감성 감독)'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하반기에는 JTBC 드라마 '허쉬'로 오랜만에 TV를 통해 시청자와 만난다. 현재는 임순례 감독의 신작 '교섭'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