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지왕'으로 불리는 유명 홍콩 영화배우 주성치(57)가 자신의 저택을 담보로 빚을 얻은 사실이 현지에서 화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곤경에 처한 영화계 사정을 상징하는 사례로 해석되면서다.
18일 중국 매체들은 홍콩 빈과일보를 인용해 호화 주택을 소유한 주성치가 올 3월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홍콩에 거주 중인 주성치는 2004년 3억2000만 위안(549억원)을 들여 산 정상에 독립가옥 4채(푸러다오 10·12·16·18호)를 지었다. 홍콩 섬 최고의 고도를 자랑하는 타이핑산 등성이에 있는 이 펜트하우스들은 빅토리아 항을 내려다볼 수 있어 가격이 비쌌다.
7년 뒤 주성치는 4채 중 3채를 팔아 원금 3억2000만 위안을 14억5000만 위안(2487억원)으로 불렸다. 주성치가 현지에서 부동산 투자 귀재로 불리게 된 계기다. 푸러다오 12호 한 채는 자기 집으로 남겼다.
그러던 올해 3월 코로나 19로 영화업계가 어려워지자 주성치도 12호 저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12호 저택의 시장가는 11억 홍콩달러(약 1725억원)으로 추산된다. 대출을 받은 건 영화제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빈과일보는 "부동산 문건에 서명한 이가 주성치의 여동생으로 밝혀지면서 주성치의 자금난이 알려지게 됐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는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 탓에 어렵지만 특히 영화업계는 촬영이 중단된 작품도 많고 영화관 상영도 제한적이라 타격이 크다"고 보도했다.
자금 압박에 부동산 처분에 나선 중화권 영화계 인사는 주성치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화이 브라더스 설립자 왕중쥔은 호화주택을 차례로 팔아 3억900만 위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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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부동산 압류도 속출
코로나19발 경기침체에 집 값 비싸기로 유명한 홍콩에선 최근 압류도 속출하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부동산 경매업체 센트리21의 조사 결과 현재 홍콩 내에서 압류당한 부동산 건수는 94건으로 지난해 6월의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업체 측은 부동산 압류 건수가 내년 1000건~2000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 수치마저도 법원 폐쇄 등의 영향에 적게 잡힌 걸로 추정된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홍콩 법원이 석 달 넘게 폐쇄돼 압류 절차가 연기돼 왔기 때문이다.
홍콩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약해 집값의 80~90%까지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집값이 10~20% 떨어지면 '깡통 담보'를 우려한 은행이 대출금 일부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대출자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주택은 바로 압류에 들어간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할퀴고 간 2009년 홍콩의 부동산 압류 건수는 3600여 건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