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32·롯데)는 시즌 첫 9번의 선발 등판에서 단 1승(2패)만 따냈다. 지난 10일 사직 SK전 승리 이후 7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ERA)이 2.30으로 수준급이지만 1승 챙기는 게 버겁다. 스트레일리만 등판하면 침묵하는 타선의 영향이다.
18일까지 스트레일리의 R/G(선발투수가 던진 이닝까지의 팀 득점)는 1.22점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32명의 투수 중 최하위. 유일하게 1점대 R/G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부분 31위 서폴드(한화)의 기록이 2.13점이라는 걸 고려하면 말 그대로 최악에 가까운 득점 지원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2.10으로 낮지만 1점대 득점 지원을 받으니 승리할 방법이 없다.
18일 고척 키움전도 마찬가지다. 이날 스트레일리는 8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쾌투했다. KBO 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투구수 114개를 기록했다. 2회 피안타 2개로 만들어진 1사 2,3루 위기에서 폭투와 희생플라이로 2점을 내줬지만 그게 전부였다. 대신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냈다.
3회와 5회, 6회, 7회에는 삼진을 2개씩 추가했다. 12탈삼진은 롯데 구단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 앞서 브룩스 레일리(1회)와 조쉬 린드블럼(2회)만 한 경기 12개의 삼진을 잡아낸 이력이 있다. 그만큼 흠잡을 곳이 없는 피칭이었다.
최고구속 148㎞/h가 찍힌 직구를 앞세워 이닝을 지워나갔다. 투구수 114개 중 직구(55개)와 슬라이더(42개)의 비율이 85%를 넘었다. 커브(5개)와 체인지업(12개)도 보여줬지만 사실상 투 피치로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단순할 수 있는 구종 조합을 구위로 극복했다.
결과는 빈손이었다. 롯데 타선은 스트레일리가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단 1점만 뽑아냈다. 무실점 피칭이 아니라면 승리를 따낼 수 없는 조건이다. 이 패턴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