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하다”며 두 소녀를 차 안에 감금해 숨지게 한 미국 종말론 사이비 교주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콜로라도주(州) 지방법원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이티 출신의 마다니 세우스(39)에 지난 19일 징역 64년을 선고했다.
세우스는 두 소녀 매카일라 로버츠(10)와 한나 마샬(8)를 차에 감금한 뒤, 아무런 음식과 물도 주지 않아 숨지게 만든 혐의를 받는다. 두 아이는 2017년 여름 노르우드 마을의 한 농장에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이들은 배고픔과 탈수증, 열기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부검 결과 아이들의 시신은 부분적으로 미라화가 된 상태라 정확한 사망 일시와 사인(死因) 등은 밝혀낼 수 없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세우스는 두 소녀가 “전생의 불결한 영혼에 잠식됐다”며 “교인들이 일식을 보러 가는 동안 차 안에 있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세우스는 2017년 8월 개기일식이 세상의 종말이라며, 교인들에게 하얀 옷을 입고 머리를 자른 뒤 곡식은 불태우고 '불순한' 것은 가둔 뒤 굶겨 죽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인들은 세우스가 '공포의 화신'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앞서 현지 검찰은 세우스에 살인 혐의를 적용했지만, 사인이 특정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공소 내용을 변경했다. 검찰은 적용 혐의 법정 최고형량인 징역 약 100년을 구형했다. 세우스 측 변호인은 다른 교인들이 주범이며 세우스는 아이들을 충분히 보살폈다며 항변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세우스는 자신을 '선장'에 비유하며 "오직 배 안에 있는 사람들만이 승천해 천국으로 갈 수 있었다. 나는 '불순한' 이들을 제거해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세우스가 선장이었다면, 그가 두 어린아이들을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보트로 내몬 셈이라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재판부는 "피고가 (아이들이 죽게 한) 결정을 한 것"이라며 "비극적인 사건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했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세우스 일당은 하나하나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두 아이의 엄마인 나시카 브램블은 1급 살인죄로 기소돼 지난해 9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세우스의 남편인 애시포드 아처 역시 두 아이를 학대한 등의 혐의로 징역 24년이 선고됐다. 아이들이 숨진 채 발견된 농장 주인 프레데릭 알렉 블레어 역시 공범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했지만 징역 12년을 받았다. 이외에 범행에 가담한 자메이카 출신의 이카 에덴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는 것이 인정돼 푸에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