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이하 CGV)는 흉흉한 상반기를 보냈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타를 제대로 맞아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 3년간 실적 중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1분기 영업손실 716억원을 기록했고, 2분기 또한 비슷한 영업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CGV의 장기 신용등급을 각각 A+에서 A로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이 내려간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CJ그룹이 구조조정에 나서면 첫 타깃이 CGV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치자 CGV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그 결과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이 줄었다. 이른 아침에도, 늦은 밤에도 직원들로 가득 찼던 극장이 텅 비었다. 상영관 축소와 상영 횟수를 줄이는 스크린 컷오프 등을 시행하며 비용을 줄였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월급도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CGV 관계자는 "상반기에 희망퇴직을 받았고 구조조정은 마무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영업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자구안이었다. 모든 직원이 고통 분담에 나서며 급여도 일부 반납했다. 자율 무급 휴직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신규 상영관을 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업할수록 적자가 불어나는 상황인데도 7곳 신규점 출점에 나서는 것. 다소 의아한 행보에 대해서 CGV 관계자는 "임대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2년 전 이미 계약을 해서 건물을 짓고 극장이 입점하는데,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보류해왔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임대인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섰다. 이런 이유로 신규로 상영관을 오픈한다. 극장을 열수록 손해를 보는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협의를 거쳐서 시기를 늦추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 CGV. 절망적인 현실 가운데서도 하반기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CGV 측은 "영화 '#살아있다'가 12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의미가 크다. 곧 '반도'가 개봉할 예정이다. 7월에는 6월보다 2배 정도 더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8월에는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라 본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급격하게 회복된다고 하기엔 어렵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