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넘어 예술의 경지라 일컬어지는 영화 '소리꾼(조정래 감독)' OST가 관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작품의 기승전결을 완성하는 것은 물론, 귀호강을 자극하는 영화 속 주요 판소리에 대해 정리한다.
소리꾼의 절절함이 담긴 ‘갈까부다’
‘갈까부다’는 춘향이가 이몽룡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춘향가의 한 대목이다. 영화 속에서는 소리꾼 학규(이봉근)가 납치된 아내 간난(이유리)을 찾아 조선 팔도를 유랑하는 중에 부르는 곡이다. 행방을 알 수 없는 아내를 생각하며 부른 이 노래는 하나 둘 모이는 구경꾼들을 크게 감동시켰다. ‘소리꾼’ 카카오톡 라이브채팅과 뮤직비디오를 통해 공개됐던 이봉근의 ‘갈까부다’는 국악계 명창의 소리가 주는 ‘한’(恨)이었다면, 이번에는 영화 속 학규가 처한 상황을 알게 되고 구경꾼의 입장으로 듣게 되어 더욱더 절절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신명나는 광대패 테마곡 ‘민요연곡’
‘민요연곡’은 광대패가 모두 모이게 되고 그들에게 벌어지는 유쾌한 유랑을 함축하여 보여주는 장면 속에 나오는 노래이다. ‘너영나영’, ‘천안삼거리’ 등 우리나라 민요들을 합친 민요연곡은 듣는 이의 흥을 신명나게 돋운다. ‘소리꾼’ 중반부에 등장하는 이 노래로 분위기가 전환되며 우연히 만나게 되는 공동체 속에서 다투기도 하고 장난도 치며 화기애애한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청이(김하연)의 청아한 목소리로 시작되며 이어지는 이 곡은 신나는 이들의 유랑길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팔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던 중 피폐해진 조선을 만나게 되며 느끼는 참담한 심정을 대변하기도 한다.
분위기 압도 '인당수’
‘인당수’는 ‘소리꾼’에서 가장 뮤지컬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집중도를 고조시키는 노래이다. 학규가 만들어나가는 이야기 속에서 심청이는 공양미 삼백석을 받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재물로 바쳐진다. 심금을 울리는 학규의 노래와 대봉(박철민)의 빨라지는 북 장단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점점 가득 차는 사운드로 긴장감을 배가 시킨다. 노래 속 말미를 장식하는 심청이의 눈물 섞인 목소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톡톡 건드리며 보는 이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소리꾼의 하나뿐인 딸 청이의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과 그런 딸을 바라보는 학규의 복잡한 심정이 ‘인당수’라는 노래에 녹아있다.
클라이막스 ‘심봉사 눈뜨는 대목’
‘소리꾼’의 클라이막스이자 장장 8분가량 노래를 했다고 전해지는 ‘심봉사 눈뜨는 대목’은 마지막에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이봉근의 소리와 박철민의 북 장단으로 완성된 이 노래를 들은 200여 명의 스태프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져 개봉 전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다. 해당 장면을 위해 두 사람은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4개월 정도 연습을 했지만, 촬영 전 두려움이 상당했다는 이봉근은 남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소리를 할까 봐 겁이 났다는 후문. 특히 조정래 감독이 “앞에 계신 모든 분들을 울려라”라는 미션을 내려 부담감은 커져갔지만 개봉 후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관객들은 '판소리 듣고 울다니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모처럼 눈도 귀도 마음도 즐거운 영화.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판소리에 별로 관심없던 사람인데도 소리가 너무 좋아서 다시 보려고 합니다. 배우분들의 연기도 빠지지 않고 감동도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울다 나오는 영화. 연기자들 연기도 그렇고 특히 우리나라 소리가 예술입니다. 너무 감동이었던 가족 영화' 등 호평으로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