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오전 0시 1분쯤 서울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 가족으로부터 전날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7시간여 만이다. 박 시장은 숨지기 이틀 전인 8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발견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과 관련해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위해서 확인해드리기 곤란하다”면서도 “타살 혐의점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박 시장의 명함과 휴대전화 등 소지품이 발견됐다.
━
박 시장, 9일 오전 10시44분 공관 나서
박 시장은 9일 하루 모든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시장 공관을 나선 건 오전 10시 44분쯤이다. 검은 모자와 검은 배낭을 착용하고, 어두운색 점퍼와 검은 바지, 회색 신발 차림이었다.
박 시장은 공관을 나서기 직전인 오전 10시쯤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오찬을 직접 취소했다고 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박 시장이 직접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현안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일상적인 만남이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또 당일 오후 4시 40분에 잡혀 있던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의 접견 일정도 취소했다.
━
9일 오전 10시53분 와룡공원에 도착
박 시장은 공관을 빠져나온 지 8분 만인 오전 10시 53분쯤 성북구 와룡공원에 도착했다. 공관에서 와룡공원까지는 택시로 이동했고, 와룡공원에 도착한 모습은 CCTV에 남아 있다. 경찰은 “와룡 공원 이후부터는 CCTV가 없어 정확한 동선을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
9일 오후 3시49분 휴대폰 신호 끊겨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는 오후 3시 49분 끊겼다. 경찰이 휴대전화가 꺼진 최종 위치를 추적한 결과 서울 성북동 소재 주한 핀란드 대사관저 인근으로 확인됐다.
그로부터 2시간여 뒤인 오후 5시 17분 박 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박 시장 딸은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취지로 112에 신고했다.
경찰, 오후 5시30분 부터 수색
경찰과 소방당국은 곧바로 오후 5시 30분부터 핀란드 대사관저 인근과 와룡공원 수색에 나섰다. 오후 9시 30분까지 4시간 동안 계속된 수색에도 박 시장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오후 10시 30분 2차 수색에 나섰다. 이어 자정쯤 북악산에 있는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지점에서 박 시장을 발견했다.
━
경찰, 10일 오전 0시1분 발견
박 시장이 발견된 장소는 인적이 드문 곳으로 알려졌다. 소방 수색견이 가장 먼저 발견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