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 언론과 만난 카카오M 김성수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현재 상황과 앞으로 펼쳐질 전개 사업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30분간 사업 설명과 30분 Q&A 시간을 가졌으나 현재까지 상황에 대한 정리만 장황하게 늘어 놓았다. 비전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건 없었다. 여느 매니지먼트의 사업설명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정확하고 투명한 사업 플랜을 제시하는 것과 너무 달랐다.
카카오M은 기존 음원 투자 유통 플랫폼인 멜론의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몬스타엑스·우주소녀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유가 있는 이담엔터테인먼트, 더보이즈의 크래커엔터테인먼트 등 콘텐트 제작 및 마케팅과 매니지먼트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한류스타 및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소속된 매니지먼트도 많이 끌어왔다. 매니지먼트 숲(공유·전도연·공효진·배수지 등) BH엔터테인먼트(이병헌·한지민·박보영 등) 제이와이드컴퍼니(이상윤·김태리 등) vast엔터테인먼트(현빈 등)를 포함한 7개 배우 매니지먼트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드라마·영화·디지털 등 오리지널 영상 콘텐트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로고스필름·글앤그림미디어나 윤종빈 감독의 영화사 월광과 한재덕 대표의 사나이픽처스, 국내 대표 공연제작사인 쇼노트를 인수했다. 역량있는 스타PD도 대거 영입해 소재·내용·형식 등 모든 것을 모바일 시청 환경에 최적화한 디지털 콘텐트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모든 건 기존의 매니지먼트 및 영화사 등 자생적으로 성공한 곳들이다. 카카오M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완성형이었다는 뜻이다. 결국 카카오M이 해준 것은 무엇이냐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김성수 대표는 기업 간 협업보다 인수를 택한 점에 대해 "좋은 콘텐트는 좋은 인프라에서 나온다. 제작사의 체력을 키워야 한다. 카카오M은 그들의 체력을 키우려고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연계는 돈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콘텐트 제작을 함께 할 수 있는 회사인가를 서로 평가한다. 독과점이라기보다는 이 업을 더 잘하기 위해 뜻을 맞춘 사람들 사이의 결합으로 봐주면 더 긍정적인 해석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CJ ENM은 오펜(OPEN) 같은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서 콘텐트 기획·개발·제작·편성 및 비즈매칭까지 업계 활동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모델과 카카오M의 프로젝트는 유사점이 없다. 또한 빅히트와 CJ ENM이 손을 잡고 새로운 보이그룹을 론칭하는 '아이랜드' 유형의 수백억 프로젝트도 없다. 이 점에 대해서도 "우선은 현재 업계의 톱 탤런트들을 모았지만 더 중요한 건 실력 있는 후임을 양성하는 것이다. 한국은 다 파편화돼 있다. 새로운 투자를 하기에 영세하다. 큰 기업에 끌려다니게 되는 구조다. 카카오M은 건강한 인프라를 만들고 싶다. 좋은 IP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작자를 도와주고 보호해 주는 회사가 되고 싶다. 그렇게 해야 더 건강한 콘텐트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명 제시한 비전도 있다. 2023년까지 3년동안 총 3000억원을 오리지널 디지털 콘텐트 제작에 투자해 총 240개 이상의 타이틀을 제작한다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매일 약 70분 분량의 새로운 오리지널 디지털콘텐트를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제휴로 2023년에는 연간 4000억원 규모의 콘텐트를 제작하는 강력한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나 혼자 산다' '놀면 뭐하니' 등의 스핀오프를 제작한다는게 구체적인 계획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수익 모델이다. 수천억원의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수익 모델에 대한 질문에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 했다. 그저 전통적인 방법인 VOD(맞춤영상정보 서비스) 광고료와 수신료를 제시했으나 그외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