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 2-6으로 졌다. 올 시즌 LG전 9연패. 한화는 1-2로 뒤진 8회초 2사 후 동점을 만들었지만, 8회말 4점을 내줬다.
류중일 LG 감독은 LG가 한화전에서 유독 강한 이유에 대해 "공교롭게도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우리도 2018년 두산에 15패를 당했다. 특정 팀 상대로 자신감이 커질 수도 있고, (지는 팀은) 뭔가 잘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LG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지만, 한화는 그럴 수 없다. 기본기가 결여된 수비로 패배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18일 경기에서 한화는 0-2로 뒤진 8회말 2사 1루에서 김종수가 김용의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1루 주자 신민재는 런 앤드 히트 작전에 따라 2루를 향해 달렸다. 정상적인 수비가 이뤄졌다면 2사 1·3루가 될 타구였다.
그러나 좌익수 최진행이 공을 잡았다가 놓쳤다. 포구가 끝나기도 전에 프로 17년차 최진행의 시선은 내야로 향했다. 마음이 급해 공을 빼내다가 흘리고 말았다. 공격을 단 한 번 남긴 상황에서 한화는 뼈아픈 1점을 내줬다.
한화는 19일 LG전에서도 경기 막판에 자멸했다. 선발 투수 워윅 서폴드가 7회까지 2실점 호투했고, 8회 공격에서 한화는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8회 말 1사 1루 수비에서 유격수 하주석이 정주현의 평범한 땅볼을 처리하지 못했다. 여유 있게 뿌린 송구가 크게 빗나갔다. 1루수 김태균이 타자 주자 태그를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서폴드는 홍창기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어 오지환에게도 우측 담장까지 흐르는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안타를 내준 것보다 허술한 수비가 문제였다. 우익수 임종찬의 공 처리가 늦었고, 커트맨으로 나선 2루수 정은원도 포구한 뒤 공을 재빨리 빼지 못했다. 바뀐 투수 김종수의 폭투로 오지환이 홈을 밟았다.
한화는 2017년부터 뛰었던 제라드 호잉을 방출하고 브랜드 반즈를 영입, 쇄신 의지를 보여줬다. '리빌딩'과 '윈나우'를 모두 추구하고 있다. 반즈도 기대감을 주는 타격 실력을 보였다.
그러나 한화의 국내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었다. 새 동료들의 포구와 송구, 중계 플레이를 본 반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한화는 20일 현재 10개 구단 최다 팀 실책(56개)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최다 실책 팀 KT, 그리고 2019년 최다 실책 팀 롯데는 당해 리그 최하위였다. 한화가 지향해야 할 점도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