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으로선 26일 고척 롯데전이 부담 그 자체였다. 팀이 4연패 늪에 빠진 상황. 이날 경기 선발 등판 예정이던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체 선발'로 낙점된 김재웅(경기 전 평균자책점 4.44)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결과는 달랐다. 키움은 8-1 대승을 거두며 시즌 4연패와 홈 3연패 사슬을 동시에 끊어냈다. 1회부터 5득점 하며 활발하게 터진 타선의 힘도 인상적이었지만 불펜의 저력이 대단했다.
사실상 '오프너' 역할을 한 김재웅은 2⅓이닝 3피안타 무실점하며 제 몫을 다했다. 손혁 키움 감독은 5-0으로 앞선 3회초 1사 2루에서 첫 번째 투수 교체를 진행했다. 김재웅의 투구수가 32개로 많지 않았지만, 실점 위기에서 사이드암 양현을 마운드에 세워 불을 껐다.
배턴을 이어받은 양현은 1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한 뒤 5회부터 김태훈과 교체됐다.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태훈은 6회 다시 김상수에게 배턴을 넘겼다. 6-0에서 등판한 김상수는 1사 후 마차도의 볼넷 이후 포일로 실점 위기에 몰린 뒤 안치홍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김준태와 민병헌을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노련하게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7회와 8회 각각 이영준과 안우진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처리한 키움은 9회 조성운이 1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승리를 지켜냈다. 갑작스러운 브리검의 부상 공백을 불펜 자원 7명이 효과적으로 채웠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키움 투수는 총 14명. 선발 투수 4명(요키시·한현희·이승호·최원태)을 제외하면 박주성과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제외한 나머지 투수가 총 동원됐다.
경기 후 손혁 감독은 "팬들과 만나는 첫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전해 기분이 좋다. 공격이 살아났고 수비 집중력도 돋보였다. 불펜 데이였는데 나간 투수마다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