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26일 일부 탈북민이 3년 만에 다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북한 발표를 공식 인정한 가운데 그의 월북 경로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은 월남 도주자’ ‘7월 19일 개성으로 귀향’ 등 월북한 탈북민과 관련한 신원 단서를 공개했다.
개성 출신 탈북민이 많지 않고 탈북 시점도 2017년으로 특정된 만큼 탈북민 커뮤니티 등에서는 특정인으로 추정 범위가 좁혀지고 있다.
경기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9일 월북했다고 주장한 탈북민은 김포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A씨일 가능성이 크다.
1996년생 남성으로 개성에서 중학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지난 2017년 8월 서해 교동도를 헤엄쳐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7년 8월 11일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1시경 교동도 전방 해상으로 귀순해온 북한 주민 1명을 구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교동도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에 속한 섬으로 북한과의 최단거리가 2.5km에 불과해 북한 주민들이 수영으로 건너와 귀순한 사례가 잦은 곳이다.
2015년 9월 북한 주민 1명이 교동도 앞바다로 남하했고, 2014년 8월에도 20대와 50대 남성 2명이 교동도까지 헤엄쳐 귀순했다.
2013년 8월에도 40대 북한 주민이, 2012년 9월에는 20대 북한 주민이 통나무를 잡고 교동도까지 떠내려와 귀순했다.
이에 따라 A씨가 이번에도 교동도를 통해 월북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 A씨가 월북 전 강화군 교동과 경기도 김포 등을 사전 답사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신원과 월북 방법 등에 시선이 모이는 가운데 A씨가 지난달 중순 김포 자택에서 한 탈북민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도 전해졌다. 당시 강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A씨가 주변 탈북민의 자금 3000만원을 빌려 월북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전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