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선발이 탄탄하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3.57로 1위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3점대를 기록 중이다. 선발 투수가 거둔 승리(30승)도 가장 많다. 대부분의 지표가 최상위권이다. 강력한 선발진은 NC가 5월 13일 이후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켜내는 원동력 중 하나다.
그런데 불펜 상황은 180도 다르다. 추풍낙엽처럼 흔들린다.
28일 기준으로 NC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6.03에 이른다. KBO리그 평균인 5.34보다 0.69점 높은 최하위다. NC가 무려 28.5경기 차이로 앞서 있는 꼴찌 한화(5.65)에도 뒤처져 있다. 필승조 중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가 하나도 없다. 마무리 투수 원종현의 평균자책점도 4.11이다.
8회를 넘기는 게 힘겹다. NC는 8회 불펜 피안타율과 피출루율, 피장타율이 모두 리그 최하위다. 9회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기 전 실점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난 26일 수원 KT전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날 NC는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7이닝 3실점 하며 4-3으로 앞선 8회 물러났다. 8회 필승조, 9회 마무리 투수가 각각 1이닝씩 막아내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8회 등판한 배재환이 1이닝 2피안타 2실점 하며 무너졌다. 안타와 도루, 야수 실책으로 만들어진 2사 2·3루에서 장성우에게 통한의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NC는 9회초 득점하지 못해 4-5로 무릎을 꿇었다.
필승조 배재환의 부진이 특히 뼈아프다. 시즌 36경기에 등판한 배재환의 평균자책점은 3.26이다. 팀 내 가장 많은 홀드 11개를 올렸다. 언뜻 준수해 보이는 성적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균열이 보인다. 9이닝당 볼넷이 6.53개. 탈삼진(23개)과 볼넷(22개)의 비율이 1대1에 가깝다. 이닝당 투구수도 18개로 꽤 많다.
불펜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 허용률)도 41.4%로 높다. 배재환은 승계주자 29명 중 12명의 득점을 허용했다. 팀 평균인 31%를 크게 상회한다. 원종현이 8회 등판해 배재환의 승계주자를 처리하는 장면이 꽤 자주 보인다.
시즌 전 구상이 이미 꼬였다. 통산 94세이브를 기록 중인 베테랑 임창민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10.64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연봉 협상에서 구단과 대립한 김진성의 구위가 들쭉날쭉하고 있다. 필승조로 기대를 모은 장현식은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가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롱릴리프로 분류된 김건태는 임창민과 성적이 비슷하다. 왼손 계투라인을 책임져야 할 임정호와 강윤구의 평균자책점도 5점대 안팎이다. NC가 1위를 유지하는데도 "트레이드로 불펜을 영입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불펜 불안은 포스트시즌에서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종문 NC 단장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좋은 자원, (선수들의) 역할에 대해 프런트와 많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