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무리 투수 고우석(22)은 부상 복귀 후 5경기에서 3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점 12.27로 부진하다. 그러나 고우석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컨디션과 감각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26일 두산전에서 복귀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4-2로 앞선 8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해 1⅓이닝 3피안타 1실점 했다. 좌익수 김현수의 아쉬운 수비도 있었지만, 세이브를 거두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4-3으로 쫓기는 점수를 줬고, 1사 1·2루 끝내기 위기에 몰렸다. 대타 오재원을 병살타로 처리하고 경기를 매조졌다.
고우석은 개막 열흘 만인 지난 5월 중순 왼쪽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훈련 끝에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0일 1군으로 돌아왔다. 고우석이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경험이 있지만, 아직 20대 초반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점을 고려해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복귀 후 불안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1군에 돌아와 처음 등판했던 11일 NC전에서 고우석은 ⅓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올렸다. 그러나 14일과 16일 롯데전에서 두 경기 연속 3실점 했다. 19일 한화전 6-2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해 처음으로 피안타(1이닝) 없이 호투했다.
평균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는 부상 후에도 여전했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한창 좋을 때의 구위는 아니다. 공 끝과 제구력이 전 같지 않다"고 짚었다. 26일 두산전에서도 고우석의 직구 스피드는 149~150㎞에 형성됐다. 그도 "직구 제구가 생각대로 안 되더라. 공이 높게 들어갔다"며 아쉬워했다. 슬라이더 위주로 던진 끝에 결국 승리를 지켰다.
이제 20대 초반의 프로 4년 차 투수, 스스로 쫓길 수 있다. 그래도 고우석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여유를 가지면서 페이스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복귀 후 성적은 좋지 않지만, 그 과정은 실망스럽지 않다고 그는 믿고 있다. 고우석은 "실점 과정에서 공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롯데와 경기를 통해 조금씩 감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26일 기록한 세이브는 그래서 의미가 컸다.
그는 "모든 선수가 재활 기간에는 막연한 자신감을 느낀다. 나 역시 복귀전 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번을 계기로 준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고우석은 이 과정에서 하나를 또 배웠다. 그는 "재활훈련 기간 정우영이 일주일에 한 번은 연락해 '빨리 돌아오라'고 했다. 또 (임)찬규 형은 이틀에 한 번 연락을 해줬다"라며 웃었다. 동료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LG는 지난해 고우석의 활약 덕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LG의 뒷문은 크게 흔들렸다. 고우석이 페이스를 찾아야 마운드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고우석은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