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선후배 간 체벌 및 음주운전 사태에 휘말린 SK 와이번스 선수 6명에게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자체 징계 처리한 SK 구단에도 벌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KBO는 3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SK 선수들과 구단, 롯데 자이언츠 포수 지성준(26)의 품위 손상행위 징계를 심의했다.
그 결과 미성년자 강제추행 의혹을 비롯해 부적절한 사생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지성준에게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거해 72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확정했다. 롯데 구단은 지난달 26일 지성준에게 자체적으로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리고 KBO와 사법기관의 판단을 기다려왔다.
상벌위원회는 또 지난 5월 SK 퓨처스 선수단 내부에서 벌어진 폭력과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서도 같은 규약을 적용해 제재 수위를 정했다. 훈계를 목적으로 후배에게 폭행을 가한 김택형과 신동민에게는 3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후배 선수에게 얼차려를 지시한 정영일에게는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각각 내렸다.
경찰에 적발되진 않았지만 구단 자체 조사를 통해 음주운전 사실이 확인된 서상준과 무면허 운전을 들킨 최재성에게도 3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처분을 내렸다. 동료의 음주와 무면허 운전을 방조한 전의산 역시 15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 출장 정지 제재는 30일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KBO는 2개월 전 이같은 일탈 행위를 모두 인지하고도 별도로 신고하지 않은 SK 구단에 대해서도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었다. 야구규약 제152조 '유해행위의 신고 및 처리', 제150조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에 의거해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폭력과 음주운전 은폐는 규약 적용에 따라 제재금 규모가 1억원까지 커질 수 있는 사안이다. KBO 상벌위원회는 "최초 판단을 잘못해 신고하지 않고 내부에서 해결하려 했을 뿐, 고의로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SK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KBO는 "최근 훈계를 빙자해 이뤄지는 스포츠 선수들의 얼차려, 체벌 등 폭력 행위가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같은 일이 KBO리그에서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SK 외의 다른 구단에도 철저한 선수단 관리를 당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