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가운데)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3일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찾아 음료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유통 업계 맞수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일제히 '현장경영'에 속도를 내도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업을 점검하고 전략을 가다듬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1일 오후 6시께 롯데슈퍼 프리미엄 공덕점의 식품코너와 외식매장을 둘러봤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 부회장과 동행한 신 회장은 이날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고객 반응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지난 5월 일본에서 귀국해 자가격리를 마친 직후부터 주말마다 현장을 찾고 있다. 5월 23일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월드 어드벤처 등을 살펴봤고 6월 3일에는 경기 안성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했다.
또 6월 17일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에 참석한 데 이어 같은 달 27일에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을 찾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25일에는 롯데푸드 광주공장과 국동 롯데마트를 점검했다.
정용진 부회장도 연일 잠행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이마트 강릉점을 찾아 장을 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타벅스 더양평DTR점을 방문한 사진을 올렸다. 더양평DTR점은 국내 최대 규모 매장으로 7월 24일 오픈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달 18일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이마트 강릉점에서 쇼핑했음'이라는 글과 함께 이마트 쇼핑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사진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14일에는 롯데 시그니엘 부산, 15일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경쟁사 매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의 현장 방문에 대해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열사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긴장감을 불어넣게 하려는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유통 총수들의 현장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이는 위기를 방증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에 어려움을 겪는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동시에 흔들림 없이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장에 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고 싶은 의지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긴 하지만 성과를 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책임감을 갖고 현장을 둘러보자는 취지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