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은 12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6월 23일 이탈한 뒤 50일 만에 1군 무대로 돌아왔다.
박용택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예고했다. 그의 목표는 마지막 시즌을 건강하게 완주하는 것이다. 박용택은 "예전에는 더 잘하고 싶어서 특별한 목표에 포커스를 두고 준비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빠졌다. 데뷔 후 처음이었다. 올해는 '건강하게 보내자'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성기와 비슷한 체중을 만들고 싶어했다. 지난겨울 그는 5㎏을 감량했다.
박용택은 6월 23일 키움전에서 땅볼을 치고 전력으로 질주,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순간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그사이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최근 LG 구단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박용택의 '은퇴 투어'를 추진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은 것이다.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결국 박용택이 직접 나서 "'은퇴 투어'를 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우리 팀은 매 경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은퇴 투어보다 순위 경쟁이 훨씬 중요하다"며 "은퇴 얘기로 (류중일) 감독님에게도 관련 질문이 간다고 들었다. 정말 민폐 같았다. 이제 이런 얘기는 그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19년 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즌, 남은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간절하다. 그가 남은 경기에서 또 부상을 입는다면, 정규시즌 완주가 어렵다. 박용택이 꿈꿔온 '해피 엔딩'이 무산되는 것이다.
박용택은 "개인 기록에 욕심이 없다"고 누차 밝혔다. 그러나 그의 자취는 KBO의 역사로 남을 것이다. 현역 최고령 타자인 박용택은 현재 KBO리그 역대 개인 최다 안타 기록의 주인공이다. 2002년부터 지난 12일까지 총 2478개의 안타를 적립했다. 역대 최초로 2500안타 달성이 가능하다. 또한 앞으로 45경기(12일 현재 2179경기)에 더 출장하면 역대 개인 최다 출장 1위 정성훈(2223경기)의 기록도 뛰어넘는다.
20년 가까이 LG의 간판으로 활약한 박용택은 이제 주전 선수가 아니다. 홍창기·김호은 등 신예들이 성장하면서, 박용택은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류중일 LG 감독은 "박용택은 상대 투수에 따라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하거나, 대타로 활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용택은 이에 개의치 않고 LG만 생각한다. 우승이 간절하다. 프로 데뷔 첫 시즌 준우승을 경험한 그는 이후 18년 동안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적이 없다. 박용택은 "잘 준비해서 (1군에) 올라왔다. 야구를 할 수 있는 날이 하루하루 없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어떤 역할이든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