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눈부신 활약을 펼친 KT 소형준이 조아제약 월간 MVP로 선정됐다. IS포토 슬럼프를 극복한 KT 신인 선발 투수 소형준(19)이 8월 KBO 리그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소형준은 8월 등판한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57을 기록했다. 이 기간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문 1위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만 세 번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98에 불과했다.
소형준은 5월 8일 등판한 잠실 두산전에서 KBO리그 역대 8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거뒀다. 5월 15일 수원 삼성전에서도 승수를 추가하며 단번에 신인왕 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 실점, 피안타율 모두 급증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6월 26일 대전 한화전 등판 뒤 그에게 2주 동안 휴식을 부여했다.
재충전 기간을 알차게 보냈다. 소형준은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하고, 내가 무엇이 문제였는지 돌아봤다.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를 통해 컷 패스트볼을 배운 뒤 박승민 코치님과 연마했다"고 전했다. 복귀전이던 7월 11일 수원 삼성전에서 6이닝 2자책점 호투를 했고, 이후 꾸준히 5이닝 이상 채우며 첫 고비를 극복했다. 데스파이네와 함께 KT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짧은 프로 무대 경험을 통해 느낀 배움을 등판마다 되새기고 있다, 이전보다 성숙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데뷔 시즌 10승 달성과 신인왕 수상도 유력하다. 소형준은 "의식하지 않겠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소형준을 8월 월간 MVP로 선정했다.
- 데뷔 시즌에 월간 MVP까지 수상했다. 원동력이 있다면. "팀 지도자, 선배들이 항상 많은 도움을 주신다. 마운드 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자'는 마음가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더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 잡념을 버렸다는 의미인가. "시즌 초반에는 볼 판정이나 야수진의 실책에 흔들리기도 했다. 연연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후속 상황 결과는 항상 안 좋았다. 이제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인정하고 있다. 특히 실책은 빨리 이닝을 끝내지 못해 집중력 저하를 초래한 내 탓도 있다고 본다. 변수가 나오면 실점 최소화에 집중한다."
- 상위권이자 공격력이 좋은 두산과 NC를 상대로 유독 강했다. "상대 타자도 나를 분석하겠지만, 나도 매 경기 준비를 하고 마운드에 선다. 포수 장성우 선배의 리드도 큰 힘이 된다. 특정 팀 상대로 강세 또는 약세를 의식하진 않는다.'
- 마운드 위에서 포커페이스가 인상적이다. "고교 시절까지는 나도 마운드 위에서 감정이 드러났다. 그러나 배제성 선배의 조언이 있었다. 투수가 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 개막 전에는 다른 선배 강백호의 조언도 언급했다. "'이름값에 주눅이 들지 말고, 네 공을 던져라'는 말을 들었다. 잘 풀릴 때는 몰랐는데, 몇 차례 고전하다 보니 위축되고 (안타나 홈런을)맞는 게 두렵더라. 자신감 있게 던져야 그나마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 가장 까다로운 상대 타자를 꼽는다면. "두산 오재일 선배님이다. 유인구가 안 통한다. 자신이 설정한 존 안에 들어가는 공이 아니면 반응을 안 하더라."
- 가장 설렘이 큰 승부는. "동기인 삼성 김지찬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다. 중학교 때는 많이 (안타를)맞았다. 프로 무대에서는 4번 맞붙어 안타 1개를 허용했다. (김)지찬이가 나오면 웃음이 나오더라. 승부가 재밌었다."
- 이강철 감독은 8월 선전 원동력으로 컷 패스트볼(커터) 장착을 꼽는다. "여전히 등판마다 던질 때 느낌이 다르다. 본격적으로 구사한 지 한 달 남짓이다. 벌써 손에 익으면 천재가 아닐까. 항상 캐치볼을 하면서 감각을 익히고 있다. 아직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 투심 패스트볼에 커터까지 장착했다. 뜬공 대비 땅볼 비율(1.83)이 팀 내 1위다. "고교 시절부터 삼진을 많이 잡는 파워 피처는 아니었다.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으려면 최소 3구가 필요하다. 물론 탈삼진 능력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경험을 통해 익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1구로도 범타를 유도할 수 있는 투구를 해내는 게 더 중요하다."
-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고졸 신인 선발 투수 10승에 도전하고 있다. "류현진 선배와 함께 거론되는 자체가 영광이다. 고졸 신인 10승은 상징적인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의식하지 않는다. 마운드 위에서는 승수 추가에 연연할 여유가 없다. 한 타자, 한 타자 승부에 집중하다 보면 의미 있는 숫자도 따라올 것이다."
-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이기도 하다. "박승민 투수 코치님께서 '잡으려고 하면 멀어진다. 지금처럼 좋은 내용으로 피칭하면 결과는 따라온다'고 하시더라. 같은 생각이다. 이강철 감독님도 비슷한 조언을 주셨다. 여러 조언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있다.
- KT가 5강 경쟁 중이다. 더 좋은 투구를 기대받을 것이다. "그동안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 투구 기복이 너무 컸다. 가장 아쉬운 점이다. 좋은 페이스를 최대한 길게 유지하겠다. 아프지 않고 시즌 완주를 해내겠다."
- 다시 무관중 체제다. 아쉽겠다. "개인적인 아쉬움이 중요할까. 국민 모두 힘내시길 바라는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