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마케팅이라기에는 너무나도 진심이다.
영화 '뮬란'이 주연배우 유역비의 중국지지 발언을 비롯해 영화 공개 후에도 다채로운 논란과 비판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엔딩크레딧을 통해 특별히 남긴 감사인사도 문제로 떠올랐다. 시작부터 끝까지 비호감 적립이다.
앞서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OTT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뮬란' 엔딩크레딧에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 공안국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스페셜 땡스가 적시됐다.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위구르인 탄압 중심지로 강제 수용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최소 100만 명이 국영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중국 정부는 전면 부인한 바 있다.
투루판시 공안당국은 중국 공산당이 위구르족 이슬람 교도들을 강제 수용소에 수감하는 것을 도왔다는 후문. 하지만 디즈니는 '뮬란' 촬영을 위해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협력했고, 이들은 물론 수용소와 연관된 4개의 선전 부서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세계위구르의회(WUC) 측은 SNS에 "디즈니가 '뮬란'을 통해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한다고 했는데, 이곳은 동투르키스탄 수용소에 관여해온 곳"이라는 글을 게재했고, 일부 평론가들도 "디즈니의 협력이 끔찍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또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 역시 "'뮬란' 시청은 무슬림 위구르인들의 집단 감금 사건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이다"고 비판하며 '뮬란' 보이콧을 외쳤다.
디즈니는 외신들의 코멘트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개 후 '중국은 물론 동양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뮬란'은 엔딩크레딧까지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게 표기하며 완벽에 가까운 비호감 마침표를 찍었다.
동명의 애니메이션(1988)을 실사화 한 '뮬란'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잔인무도한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병사가 되어, 역경과 고난에 맞서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국내에서는 17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